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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최순실 게이트' 연루 황창규 KT 회장, "연임 파란불?"

  • 경제 | 2017-01-08 05:00
삼성 서초사옥 내 위치한 빈폴 서초딜라이트점이 7일까지만 영업한다. 매장 곳곳에 ‘CLOSING(폐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원영 기자
삼성 서초사옥 내 위치한 빈폴 서초딜라이트점이 7일까지만 영업한다. 매장 곳곳에 ‘CLOSING(폐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원영 기자

정유년 첫 일주일이 숨 가쁘게 지나갔습니다. 재계에선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을 뒤로하고 새해 각오를 다지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지요. 삼성은 과감한 선택으로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9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애초 시장 전망치인 8조2000억 원대를 크게 웃돌아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하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대표 브랜드 '빈폴'은 그룹 심장부에 있던 '서초 딜라이트점'을 정리하며 상반된 길을 걸었습니다.

금융권과 재계 인사들은 신년인사회에서 포부를 다지며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다짐했습니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황 회장은 칩거를 끝내고 연임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로 기자] 빈폴 서초 딜라이트점이 7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삼성 패션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그룹 심장부'라 불리는 서초사옥 삼성타운에서 지난 2008년부터 약 10년 동안 운영해왔습니다. 한때 '삼성 사옥 주변 사람들 90% 이상이 '빈폴'을 입었다'라는 말도 있었는데요. 정유년 시작과 함께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습니다. 삼성 심장부에서 10년이나 운영해온 매장을 정리한 속내가 궁금합니다.

곳곳에 'CLOSING(폐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빈폴 서초딜라이트점 매장. /황원영 기자
곳곳에 'CLOSING(폐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빈폴 서초딜라이트점 매장. /황원영 기자

◆ 삼성 심장부서 빠지는 빈폴, 패션부문 수익성 감소 상징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빈폴이죠? 삼성 심장부인 삼성 서초사옥 내 빈폴 매장이 7일까지만 영업한다면서요?

-네. 빈폴 서초딜라이트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옥이 모여 있는 삼성타운에서 지난 2008년부터 운영해온 상징적인 매장이라 업계 내에서 이슈가 됐는데요.

-그렇군요. 10년이나 운영해 온 상징적인 매장인데 왜 문을 닫는 건가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효율화 작업 중 일부입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대대적인 브랜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수익 구조가 나지 않는 브랜드를 정리하는 것인데 브랜드뿐 아니라 매장도 함께 정리하는 것이죠. 삼성물산 관계자 역시 일부 효율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빈폴 매장의 실적 부진이 심화됐나 보네요.

-네. 임대료도 높고, 소비자들이 대부분 삼성 직원들이다 보니 상시 직원 할인이 이뤄져 수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죽하면 정리하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어려운 듯합니다.

-하기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부터 줄이고 있죠.

-그렇기도 합니다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유난히 실적이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015년 4분기 160억 원, 지난해 1분기 70억 원, 2분기 10억 원으로 계속해 떨어졌고,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 14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상하네요. 사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 업계 내에서는 제일모직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본격 진출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나요?

-그랬죠. 하지만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인 데다 삼성물산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에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에잇세컨즈가 크게 이익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인가 보네요.

-사실 업계 내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킨 에잇세컨즈 부진이 전체 패션부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안타깝네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논현동 빌딩도 매각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에잇세컨즈 사업부가 들어가 있는 지하 3층~지상 11층짜리 빌딩을 450억 원에 팔았죠.

-브랜드는 어떻게 정리했나요?

-우선 20년 전통의 남성복 '엠비오' 사업을 접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남성복 로가디스의 프리미엄 라인인 '로가디스 컬렉션'은 '갤럭시'와 합쳐 운영하고, 중저가 '로가디스 그린'은 '로가디스 스트리스'로 흡수했습니다.

-빈폴 사업부문은 어떤가요?

-마찬가지로 변화가 있습니다. 유아용 브랜드 '빈폴키즈'는 남성 브랜드 '빈폴맨'과 통합했고, '빈폴액세서리'는 빈폴 사업부로 편입했습니다. '라베노바'도 철수해 액세서리 사업부가 사라지게 됐죠. 추가적으로 브랜드를 통폐합해 운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았다. /장병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았다. /장병문 기자

◆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 스타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그룹 회장

-금융인들이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각오를 다졌지요? 이 행사는 매년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어땠나요?

-네, 지난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금융권 수장들이 올해 각오와 금융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날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미래에셋대우그룹의 박현주 회장이었습니다. 박 회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진기자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고 취재기자들은 쉴 틈 없이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 합병 등기를 완료하며 자기자본 국내 1위의 초대형 투자증권으로 출범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 출범 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회장에게 시선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박 회장은 올해 한국경제의 리스크로 금리 인상과 정치, 사회의 급변을 꼽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주력해야 할 부분으로는 투자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산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회장은 다양하게 투자해야 혼란스러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초대형 투자은행을 출범시키며 금융투자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엔 주요 기업 총수들이 모두 불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지난 4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엔 주요 기업 총수들이 모두 불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던 경제계 신년인사회

-지난 4일엔 경제계 최대 행사가 열렸죠?

-네, 이날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개최됐습니다. 매년 1월 첫째 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을 비롯해 정부 각료, 국회의원,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 행사입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경제인들은 매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자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통과나 규제 완화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하는 연례행사입니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홍역을 앓았던 재계인데요. 이날 기업 총수로는 어떤 분이 참석했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습니다. 재계 10위 그룹 총수들이 모두 불참했습니다. 주요 경제계 인사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이 거셌군요.

-그렇다고 봐야죠. 이날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는 물론 포스코, 한화, 한진, 현대중공업 회장들 역시 볼 수 없었습니다. GS그룹 수장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이끌고 있는 허창수 회장 역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친동생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대신 자리했습니다.

그룹 총수들은 국정 조사와 특검 등 정경유착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여했던 총수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행사에 참여했네요.

-네, 손경식 회장은 행사 시작 약 30분 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순간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던 40여 명의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렸습니다.

-손경식 회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안전사고를 대비해 경호원들이 손 회장을 둘러쌌는데요. 취재진은 전경련 탈퇴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손 회장은 "당장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탈퇴를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현정은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어땠나요?

-손 회장 못지않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는데요. 현 회장과 정 부회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미소만 보인 채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6일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더팩트DB
황창규 KT 회장이 6일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더팩트DB

◆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황창규 KT 회장, 장고 끝 "연임 도전"

-이번엔 이동통신 업계 소식을 들어보도록 하죠. 지난해 말부터 이동통신 3사 수장들의 거취 문제가 화두였는데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인사와 관련된 문제를 마무리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KT로 쏠리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궁금증을 더욱 키웠는데요. 결국 지난 6일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했습니다. 이로써 KT의 CEO추천위원회는 후보 추천 여부를 심사 기준에 따라 심사한 뒤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네요.

-황창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미룬 이유가 뭘까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연임 의사 발표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조사에서 KT가 청와대의 청탁을 받아 차은택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이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인데요. 해당 의혹이 불거진 이후 황창규 회장은 사실상 '칩거 모드'에 돌입하고 연임과 관련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국엔 '연임 의지'를 보인 거네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린 점이 상당히 부담이었을 텐데요. 검찰 수사의 칼날이 황창규 회장을 겨냥하지 않은 점, 여론의 관심이 KT를 제외한 다른 기업에 향했다는 점, KT 임직원 사이에서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 등이 '연임 도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연임 가능성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업계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임기 초 불안했던 KT 상황을 정리하고 실적 성장까지 이뤄내는 등 큰 공을 세웠다는 설명인데요. 쉽게 말해 '경영 성과' 측면에서 합격점이란 이야기입니다. CEO추천위원회에서 황창규 회장의 추천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가 걸림돌입니다. 앞서 말한 의혹 대부분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의 수사가 KT로 향하는 등의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예상인데요. 사실 연임 결정 이후가 더 문제입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회장이 퇴진 압박을 받아온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황창규 회장이 3년 임기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인데요. KT의 취약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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