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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암초' 넘어설까…KT 황창규·포스코 권오준 '연임 도전'

  • 경제 | 2017-01-07 05:00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DB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황창규 KT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장 모두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 칩거 후 의욕적 행보…황창규 KT 회장, 연임 가능할까

KT는 세계최대가전박람회 'CES 2017' 참관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황 회장이 KT 사내 방송을 통해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KT의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에게 6일까지 연임 의사를 밝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황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위원회는 황 회장의 경영 성과와 향후 비전 등 후보 자격 심사에 들어간다. 만약 연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후보를 물색하게 된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황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 조사에서 KT가 청와대의 청탁을 받아 차은택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이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후 황 회장은 사실상 '칩거 모드'에 돌입하고 연임과 관련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와 특별검사팀의 조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등 다른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KT는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분위기가 호전되는 양상을 띠자 황 회장은 새해 첫 출근길에 직원들을 만나 커피를 나눠주고 불참하겠다던 'CES 2017'에 돌연 참석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황창규 KT 회장은 현재 활발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DB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황창규 KT 회장은 현재 활발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DB

업계는 황 회장이 취임 이후 유의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4년 83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면서 400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이듬해에는 영업이익 1조2929억 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 연속 4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다.

KT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가인터넷 육성에 성공하는 등 내부 평가도 좋다. 탄핵 정국과 맞물려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황 회장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평가와 여건 등을 살펴볼 때 황 회장의 연임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 도전…이달 중 결과 나올 듯

권 회장은 황 회장보다 먼저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비철강 부문의 리튬추출기술, 이차전지소재기술 등 고유 기술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진행할 일이 많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전했다.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2~3주 동안 검증 작업을 벌여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결과는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연임 도전을 선택했다. 권 회장은 인선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여했다는 주장과 임원 인사안을 청와대에 사전 보고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이를 전면 부인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9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임 도전을 선택했다. /임세준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9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임 도전을 선택했다. /임세준 기자

이명우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 의장(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4일 "권 회장 연임 여부는 무엇이 포스코의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인지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권 회장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위험요소는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역대 회장 대부분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은 권 회장의 연임에 긍정적 요소다. 회사 구조조정과 실적을 잘 이끌었다는 점만으로 보면 연임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는 10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인 권 회장이 이 자리에서 연임에 대한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끝나지 않은 '최순실 게이트'

황 회장과 권 회장 모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부담이다. 특검 수사의 칼날이 언제 두 회장으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적인 사실이 밝혀지고 두 회장이 수사를 받게 된다면,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새노조와 야당에선 황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KT새노조는 '또다시 재현될 KT의 CEO리스크'라는 논평을 내고 "황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깊이 개입했음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고 앞으로도 특검과 국정조사 특위에서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황 회장이 외부인사 청탁을 근절하고 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황 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이사회 승인 없이 결정하고 차은택 측근을 광고 담당 임원으로 영입하고 일감을 줬다"며 "황 회장 자신이 내세운 기업운영 원칙을 앞장서서 어기고 최순실 국정농단에 부역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권 회장 선임 과정에 김 전 실장의 개입 정황 여부가 있었는지 특검 수사를 의뢰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실장이 다음 포스코 회장으로 권 회장을 찍었고 이에 조원동 수석이 권 회장의 평판을 확인해 '아닌 것 같다'고 보고했으나, 김 전 실장은 권 회장을 강행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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