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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고객 마음' 외면한 현대글로비스, "기아차만 그럴까요?"

  • 경제 | 2017-01-01 05:00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의 비포장 공터에 K7, K5, K3, 쏘렌토, 니로 등 기아자동차 신차 수십여 대가 야적돼 있는 현장이 지난해 12월 25일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흙과 자갈로 이뤄진 공터는 일체의 보안 시설이 돼 있지 않았다. /화성=권오철 기자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의 비포장 공터에 K7, K5, K3, 쏘렌토, 니로 등 기아자동차 신차 수십여 대가 야적돼 있는 현장이 지난해 12월 25일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흙과 자갈로 이뤄진 공터는 일체의 보안 시설이 돼 있지 않았다. /화성=권오철 기자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지나갔습니다. 2016년 경제 분야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2016년의 끝자락을 잡고 재계·산업, 유통, 금융, IT, 게임 업계 전반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송구영신’ 방담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사회 전 부문에 영향을 미쳤고, 대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줄 이은 물가 상승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대란’도 삶을 팍팍하게 만들고 있죠.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재벌 총수가 일제히 증인대에 서는 일도 있었고, ‘대가성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 3곳이 추가됐습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반면, ‘포켓몬GO’로 IT·게임 업계 전반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1인 가구 증가로 ‘혼술’, ‘혼밥’ 등 새로운 소비패턴도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더팩트>가 기아자동차의 일부 출고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비포장 공터에서 하루·이틀 방치돼 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올 한해 세간의 이목이 쏠린 다양한 이슈를 정리해 봤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황원영 기자] 수천만 원을 주고 새로 산 내 차가 보안 시설 하나 없는 흙바닥에 며칠간 놓여 있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그것도 국내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말입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공터에 기아차 신차가 불법 방치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일체의 보안 시설이 없어 신차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았고, 지면이 흙과 자갈로 이뤄져 차량이 오염될 우려도 적지 않았죠.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일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기아자동차 신차, 흙바닥에 ‘불법 방치’ 왜?

-기아차의 신차가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흙바닥에 불법 방치돼 온 사실이 <더팩트> 취재 결과 드러났지요. 지난해 12월 25일 현장에 다녀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오전 7시 30분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 7**-**번지 공터에 직접 갔습니다. 일대에는 K7, K5, K3, 쏘렌토, 니로 등의 기아차 수십여 대가 야적돼 있었습니다.

-두 가지가 궁금한데요. 그 차량들의 정체와 주차된 곳의 상태입니다. 왜 문제가 된 거죠?

-차량들은 모두 기아차 화성 공장에서 생산되고 개인 고객들이 구입한 새 차들입니다. 고객들에게 탁송(배달)되기 전 그곳에서 하루나 이틀 머물게 됩니다.

문제는 차량이 주차된 약 1848㎡(559평) 부지에는 일체의 보안 시설이 없어 차량이 훼손될 가능성도 높고, 지면이 흙과 자갈로 이뤄져 차량의 내·외부가 오염될 우려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 갔을 때 주차장 부지의 상태가 어땠습니까?

-주차장을 감시·감독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차량을 둘러보는 시간 동안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펜스가 쳐져있지 않고 CCTV도 없었기 때문에 차량 훼손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노면의 상태는 흙과 자갈로 이뤄져 차량의 오염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신차가 이렇게 관리된다는 것이 놀랍네요.

-차를 구입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내 차’가 이렇게 방치될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기아차를 판매하는 딜러조차 “고객은 모르는 비밀”이라며 “고객이 알면 불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가요?

-주말에 생산한 차량을 세워 둘 주차 공간이 기아차 공장에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기아차를 탁송하는 현대글로비스 측은 “올 연말처럼 물량이 몰렸을 경우 사용하는 임시 주차장의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주민에 따르면 6개월 전부터 이런 식의 방치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 두번에 그친에 일회성이 아닌 셈이죠.

-그래도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보내질 때는 점검을 한다고요?

-그렇다고는 합니다. 현대글로비스는 고객 인도 전에 PDI라고 불리는 차량 점검을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한다고 합니다. 고객이 어떤 문제점을 발견해서 차량 인도를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고객이 차량의 모든 문제점을 찾아 샅샅이 뒤질 수는 없는 법입니다. 중고차가 아닌 신차라는 생각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인도 과정에서 이런 방치 과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그 자체로 인도 거부를 하고 싶은 것이 고객의 마음이라는 지적입니다.

-맞습니다. 적은 돈도 아닌고 큰 돈 들여서 새 차를 샀는데 그 차가 그렇게 방치됐다가 제게 온다면 매무 불쾌할 듯합니다.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아차나 현대글로비스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불법’ 주차라면서요?

-네. 취재 결과 해당 공터는 주차장 사용 허가가 되지 않은 ‘농지’로 밝혀졌습니다. 화성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곧 농지로 원상복구 될 예정입니다. 이곳 말고도 주변에는 휴업 중인 주유소 부지에도 기아차 신차 수십 대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한 곳이 아니군요? 전국 기아차 출하사무소 주변이 의심스러운데요?

-기아차는 화성 외에도 소하리, 덕평, 하남, 서산, 경산, 신태인, 광주, 담양 등이 출하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메이커 중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출하량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불법 방치 행태가 또 있는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희 보도로 이 같은 실태가 알려졌을 텐데요.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독자들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실망감이 감추지 않았습니다. “기아차만 이럴까”라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아울러 다른 곳에서도 다수의 기아차를 봤다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하루빨리 기아차의 정상적인 주차공간이 확보돼 고객의 차량이 소중하고 안전하게 인도된다는 신뢰가 회복될 필요가 절실해 보입니다.

2016년 재계 안팎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대기업 수사의 여파가 새해에도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닐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재계 안팎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대기업 수사의 여파가 새해에도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닐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말 그대로 ‘다사다난’” 숨 고를 틈 없었던 재계의 ‘병신년’

-2016년 한 해 동안 재계에서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요. <더팩트>에서 대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일 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셨다고요?

-정말 2016년은 재계 파트를 담당하는 출입기자에게도 오래 기억되는 한 해가 될 것 같은데요.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하루도 끊임없이 업계에서 돌아가며 일들이 터진 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기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의 소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어떤 뉴스가 가장 많이 거론됐을지 궁금한데요. 그런데 얘기를 나누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반응이 나왔다고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겠는데요.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에게 “2016년 한 해 동안 (재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는 어떤 게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다수 관계자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또는 총수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일순위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도 “사실대로 말하자면…”이라면서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홍보맨다운 자세네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재계 관계자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재계 뉴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다들 예상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역시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렸던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청문회를 꼽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재벌 총수가 일제히 증인대에 서게 됐는데요. 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당시 청문회는 9명의 재벌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였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삼성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 기업들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탈퇴 등 파급력이 센 총수 발언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삼성’ 관련 이슈가 가장 언급이 많이 됐는데요. 재벌 총수 청문회와 같은 맥락으로 대통령 비선 관련 ‘삼성 특혜 의혹’에 대한 얘기도 많았습니다. 물론 우려의 시각이 대부분이었죠. 삼성 내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삼성의 한 관계자는 “아쉬움이 큰 한 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새해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우려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삼성) 홍보팀도 미전실 소속인데 총수의 해체발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최순실 관련 이슈는 아직 진행형이니 일이 손에 잡히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재계 서열 1위’라는 위치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삼성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재계의 우려가 높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겠네요. ‘삼성 이슈’외에 많이 언급된 뉴스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제조업의 위기’를 지목한 사람도 많았는데요. 국내 제조업의 허리를 맡고 있는 조선·해운 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결국에는 국내 1위 해운선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이어졌는데요.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장기화로 수조 원의 경제적 손실과 생산차질이 뒤따랐죠. 특히,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얘기도 많았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해에는 국내 제조업계에 ‘파업’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년 버릇처럼 반복되는 노사 간 불협화음에 해당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실추는 물론 수백 수만명의 하도급업체 임직원들에도 적지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경련의 해체 위기에 대한 얘기도 많았습니다. 국내 제1경제단체로 반백년 넘게 재계에서 목소리를 내왔던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정경 유착의 징검다리’라는 오명만을 남김 채 55년 만에 해체 위기에 몰렸는데요.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에 이어 최근 LG그룹의 공식 탈퇴선언까지 회원사의 줄탈퇴가 이어진 상황에서 전경경은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정리해보면, 2016년은 말 그대로 ‘말 많고, 탈 많았던’ 한 해였던 것 같은데요. 2017년 새해에는 기업마다 선전을 이어가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업과 정부의 유착이 사라지고, 노사가 화합해 그것이 나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기업 문화가 자리 잡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 및 생산 중단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전자 디지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 및 생산 중단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전자 디지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단종’ 사태로 흔들린 삼성전자…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열릴까

-IT 업계의 2016년은 어땠나요? 모바일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나요?

-지난해는 어지러운 시국만큼이나 IT 업계 역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가 대표적인 사건이었는데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등 굵직굵직한 이슈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만큼 충격적이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 관련 이슈로는 '갤럭시노트7' 사태가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죠.

-네 맞습니다. ‘갤럭시노트7’ 사태는 지난해 8월 24일 한 사용자가 스마트폰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 “휴대전화가 폭발했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시작됐는데요. 이후 다수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갤럭시노트7’이 폭발했다”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결국 ‘전량 리콜’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죠.

-리콜 이후에도 계속 문제가 됐었잖아요.

-그렇습니다. 삼성전자가 새 배터리를 장착한 ‘갤럭시노트7’을 선보였지만, 폭발 이슈는 잦아들지 않았는데요. 폭발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대 기대작으로 불렸던 ‘갤럭시노트7’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고, 삼성전자는 사상 초유의 단종 사태를 맞으면서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됐죠. 지난해 3분기 2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전자 무선사업(IM) 부문은 단종 여파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스마트폰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다른 제조사의 제품도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당초 애플과 LG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애플 ‘아이폰7’과 LG전자 ‘V20’ 모두 눈에 띄는 흥행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상반기 출시한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 매출 부진으로 인해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7년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기대작이 있을 텐데요.

-상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8’ 등이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객 신뢰 회복, LG전자는 부진 탈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제품에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접거나 휘어지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의 등장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모두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폴더블폰이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세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인데요.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등장만으로도 충분히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지난해 12월 면세점 3차 대전에서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더팩트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지난해 12월 면세점 3차 대전에서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더팩트DB

◆ 유통업계, 면세점부터 계란파동까지…끝나지 않은 이슈들

-유통업계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주목할 만한 뉴스는 무엇이 있을까요?

-올해 유통업계는 수년째 이어진 내수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7%에 머물렀고,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법) 여파로 소매 경기도 침체됐죠. 불황과 저성장 기조 속 신세계 이마트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노브랜드’를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도 불황 타개 정책 중 하나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민관이 함께 주도한 할인행사인데요, 관광·문화 축제가 통합돼 그 규모가 매우 커졌습니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등 249개사가 참여했고 매장 수만 5만9000여곳에 달했죠.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백화점 등 모두 매출 신장을 기록했지만 특히 면세점이 가장 큰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가 마냥 즐거웠던 한 해를 보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면세점 업계와 화장품 업계는 올해 다소 긴장한 한 해를 보냈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확산이 지속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수가 전달보다 20% 가량 급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이 추가됐죠.

-네. 서울 시내 3차 면세점 대기업 사업자에 롯데, 신세계, 현대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신세계는 올해 초 명동점에 1호점을 낸 후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고,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갱신 실패로 영업을 종료했던 월드타워점을 재오픈합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면세점 유치에 성공했죠. 하지만 이번 면세점 선정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엮어 있어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거액 출연이 대가성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올해 ‘혼술’, ‘혼밥’ 유행도 만만치 않았는데 어떤가요?

-국내 1인 가구(나홀로족)는 총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성장이 정체한 반면, 편의점 매출은 17조2000억 원에서 20조 원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시장 역시 급성장했는데 도시락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2000억 원에서 지난해 3000억 원, 올해 5000억 원으로 신장했습니다.

-아무래도 1인 가구가 늘다보니 한꺼번에 많은 식재료를 사기보단 필요한 상품을 소량 구매하거나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사는 경향이 커진 것 같네요.

-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도 빼놓을 수 없죠. 올해 5월에는 대대적인 옥시 불매운동 등으로 해당 기업 제품이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모두 퇴출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유례가 없던 일이죠.

-정유년에도 소비심리는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지난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 ‘가성비’ 좋은 상품이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년에는 김영란법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설을 맞아 유통업계가 5만 원 이하의 명절 선물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요, 백화점에서는 전에 찾아볼 수 없던 ‘돼지고기’, ‘고등어’ 세트도 출시됐습니다.

-또 다른 타개책이 있을까요?

-네. 단순히 쇼핑만 즐기는 공간이 아닌 쇼핑, 문화, 레저, 식사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불황을 이겨낼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수도권에 오픈한 복합쇼핑몰만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롯데몰 은평점, 현대백화점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등 4개에 이릅니다. 수 백 만 명이 복합쇼핑몰에 방문하면서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세계는 놀이공원, 영화관 등이 모두 복합된 ‘대구신세계’를 최근 오픈하기도 했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달걀 대란도 당분간 지속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 12월 대형마트 등은 한 달 사이에 계란 값을 3번이나 인상했습니다. 여기에 1인 1판으로 판매 제한까지 두면서 그야말로 ‘대란’이 이어지고 있죠. AI가 계속 확산되고 있어 계란은 내년 초에도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금융노조 총파업에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연봉 차이를 두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더팩트DB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금융노조 총파업에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연봉 차이를 두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더팩트DB

◆ 금융권, 2016년의 화두 ‘성과연봉제’…팽팽한 ‘줄다리기’ 연속

-지난 한해 금융권 또한 다양한 이슈가 있었죠. 취재 중 가장 집중됐거나 기억에 남는 주제가 있을까요?

-은행권에서는 개인종합자산관리(ISA) 출시, 성과연봉제,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보험업계에서는 자살보험금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금융사별로도 다양한 이슈가 있던 만큼 하나를 딱 이야기하긴 어렵네요.

그래도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고른다면 ‘성과연봉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큰 움직임이 있었고,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퍼져있기도 하고요.

-금융 노사의 성과연봉제 갈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 같은데요. 당국이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성과주의 논쟁은 재작년부터 이어져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금융권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금융 개혁을 진행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기 때문인데요.

금융권이 매년 안정적으로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어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입니다. 대부분의 업계가 개인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으로 지급하는 것과 달리 일정 급여가 보장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당국 입장만 보면 성과연봉제 도입을 나쁘게만 볼 수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노조 입장은 어떤가요?

-금융 노조는 성과연봉제는 쉬운 해고로 이어지는 ‘해고연봉제’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성과자 퇴출은 물론 은행 업무의 안정성을 해쳐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거죠. 특히 금융 당국이 금융권 직원의 급여까지 손을 대고 있는 만큼 ‘관치 금융’은 철폐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융 노사의 성과연봉제 줄다리기, 올해는 어떻게 될까요?

-금융 노사 모두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어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 노조가 지난해 9월 총파업까지 강행했고, 이후에도 반발에 나섰지만 사측 또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금융공기관에 이어 시중은행도 긴급이사회를 열고 노조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그만큼 금융 당국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거죠.

일단 금융위원회는 금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1년 미루기로 한 발짝 물러선 상태입니다. 당장 도입은 아니지만 도입이 되기 전까지 잡음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 같네요. 하지만 금융 당국과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더 이상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기 위해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성과연봉제에 탄력을 붙을 전망입니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나이언틱 신작 모바일게임 ‘포켓몬GO’가 강원도 속초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소식이 퍼진 가운데 지난해 7월 강원도 속초해수욕장 인근에서 게이머들이 ‘포켓몬 GO’를 즐기고 있다. /더팩트DB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나이언틱 신작 모바일게임 ‘포켓몬GO’가 강원도 속초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소식이 퍼진 가운데 지난해 7월 강원도 속초해수욕장 인근에서 게이머들이 ‘포켓몬 GO’를 즐기고 있다. /더팩트DB

◆ ‘포켓몬GO’ 게임 업계에 불어 닥친 새로운 열풍

-이번에는 2016년을 강타한 게임 분야 이야기를 해봅시다. 지난해는 IT분야에서 스마트폰 뿐 아니라 게임의 사회적인 이슈들이 화제가 됐는데요. 이 중 ‘포켓몬GO’가 두드러집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지난해 게임 분야의 주요 화제로 ‘포켓몬GO(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속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큰 국민적 이슈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GO’에 대한 관심은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졌던 게임의 저변확대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산업적인 면에선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움과 동시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증강현실에 대한 국내 게임업체들의 투자를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포켓몬GO’ 열풍이 휘몰아친 당시 강원도 속초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포켓몬GO’가 실행되는 속초 일대에는 걷다 서다를 반복하는 게이머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포켓몬’이 잘 잡히는 엑스포공원·해수욕장 그리고 고속버스터미널은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인근 상점에선 포켓몬 관광객을 상대로 가격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학 휴학생 3인이 선보인 ‘알 부화’ 아르바이트는 이 게임의 열풍을 등에 업은 신종 아르바이트로 소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포켓몬GO’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언제 정식 출시할지 궁금합니다. 새해를 맞아 이 게임의 정식 등장을 기대해도 될까요.

-‘포켓몬GO’의 개발사인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이사는 지난해 11월 기자들과 만나 ‘포켓몬GO’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출시할 뜻을 비췄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이를 가리켜 ‘곧’(연내)으로 해석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바람과는 달리 결론적으로 지난해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 황 이사가 밝힌 최대한 빨리 출시하겠다는 뜻을 미뤄볼 때 이 게임은 아마도 올해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 이사는 당시 애플워치용 ‘포켓몬GO’ 출시에 대해 “올해 연말쯤 완성할 수 있도록 작업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제품은 그의 말대로 지난해 12월 말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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