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결과가 곧 발표된다. 이번 결과에 따라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어 금융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이르면 이날 나온다. 성과연봉제가 내년 1월 1일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늦어도 올해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확한 날짜가 정해진 게 아니라 기다리는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다 해서 성과연봉제가 바로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0월 성과연봉제 무효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노조 또한 뒤따르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금융 공기업은 지난 5월 줄줄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9개 금융공기업 중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한 8곳이 노조의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노조의 반대가 심하자 성과연봉제 도입이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이 아니라는 법률적 검토에 따라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노조의 동의 없이 사측의 일방적인 이사회 의결을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과반 노조나 과반 이상 노동자로부터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법원이 기업은행 노조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바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이 인정되면 성과연봉제 관련 본안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도입이 유보돼 당장 도입을 할 수 없게 되고, 실질적으로 시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기업은행 결과는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기업에 이어 신한·KB국민·우리·NH농협 등 8개 주요 시중은행도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이들 역시 금융공기업과 마찬가지로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해 노사 갈등이 더욱 첨예한 상태다.
시중은행의 경우 아직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갑작스레 진행되면서 내부 반발이 크다"며 "노사 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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