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하면서 ‘첫 직원 출신’ 부회장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승진 이후 2조2000억 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은 21일 SK그룹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SK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도 겸임하게 됐다. SK그룹의 캐시카우인(현금창출원) ‘반도체’ 사업 수장인 박성욱 부회장은 2013년 2월부터 SK하이닉스를 이끌며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성욱 부회장의 승진은 SK하이닉스 역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원 출신에게 부회장직이 허용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박성욱 부회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국내 대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으로 전문적인 실력과 기술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에 대한 개인적인 보상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 SK하이닉스 자체가 주력 계열사 위상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박성욱 부회장은 선제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내년 8월부터 오는 2019년 6월까지 총 2조2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신규 공장은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규모의 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장비투입 시기는 시장 상황과 회사의 기술 역량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박성욱 부회장은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며 “적기에 공장이 건설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준 정부, 충청북도, 청주시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영업에서는 3D 36단(2세대) 제품을 지난 2분기부터 판매하기 시작했고 48단(3세대) 제품을 11월 양산에 돌입했다. 박성욱 부회장은 내년 상반기 72단(4세대) 제품 개발을 완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욱 부회장은 중국 우시에 위치한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완 투자도 진행한다. 내년 7월부터 오는 2019년 4월까지 9500억 원을 투입해 클린룸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또 10나노 후반급 제품이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부터 램프업을 시작해 2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욱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커지는 등 메모리 반도체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흐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리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823억 기가바이트(GB)이던 낸드플래시 시장은 2020년 5084억 GB까지 확대되는 등 연평균 성장률이 44%에 달한다.
한편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시설 투자 결정으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시장 내 지위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 결정은 주가 하락보다 상승을 촉진할 전망”이라며 “산업 내의 지위 강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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