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KEB하나은행이 합병 후 넘어야 할 산으로 남겨져 있던 '노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통합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서 진정한 '한가족'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옛 하나·외환은행 노조는 통합집행부인 'KEB하나은행지부'를 출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조합원 총회에서 지부해산 및 통합, 통합 지부운영규정 및 선거규칙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지부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양 노조 조합원의 투표도 진행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합원은 각각 7000명, 5000명 규모로 각 노조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통합이 결정되면 연말까지 통합 선거를 거쳐 내년 1월 통합집행부가 출범하게 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9월 1일 합병해 KEB하나은행으로 한가족이 됐다. 합병 당시 약 290조 원의 자산규모로 '메가뱅크'의 탄생을 알렸고, 이후 전산 통합과 교차 발령 등을 통해 통합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노조 통합의 움직임이 없어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임금피크제, 정년퇴직 등 임금체계와 인사체계가 별도로 관리되면서 직원들의 화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거란 우려에서다.
양 노조의 통합은 조합원들의 찬성이 많아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합병 이후 노조 통합까지 2~3년의 세월이 걸리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물리적 결합에 이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며 진정한 '원뱅크'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조 통합을 확정 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금 및 인사체계가 달리 운영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양 노조의 체계를 맞추는 과정에서 하향평준화될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 통합이 빠른 시일에 진행되는 만큼 업계가 많은 관심을 보이는 상태"라며 "노조까지 통합되면 '한지붕 두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노조 또한 통합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양 노조 위원장은 "현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은 전체 조합원의 단결된 힘뿐"이라며 "전체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단결된 힘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인 편"이라면서도 "지점, 조합원들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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