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각 제조사도 경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형 세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저마다 신차를 내놓으며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외시장까지 그 세를 넓히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쟁구도 없이 독보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픽업트럭'이다. 그리고 그 분야를 십여 년 넘게 뚝심으로 고수해오고 있는 주인공은 1990년대 SUV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코란도'와 '무쏘' 등 베스트셀링 모델을 출시, 'SUV 명가'로 군림해 온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다.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픽업'의 활용성에 '경제성'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픽업트럭'은 지난 2002년 1세대 '무쏘스포츠' 출시를 기점으로 오늘날 '코란도 스포츠 2.2'에 이르기까지 무려 14년이란 세월을 거쳐 쌍용차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새 장르를 개척하며 꿋꿋이 '외길'을 걸어 온 쌍용차 '픽업트럭'의 역사를 <더팩트>에서 정리해봤다.
쌍용차는 SUV의 안정성을 비롯해 세단의 승차공간과 개방된 화물공간에 다양한 레저 장비 등을 넉넉하게 적재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자사만의 '픽업트럭'을 개발해왔다.
이 같은 개발 콘셉트 아래 쌍용차가 최초로 개발한 양산형 '픽업트럭'이 바로 1세대 '무쏘스포츠'다. 쌍용차는 지난 2002년 9월, 자사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무쏘'의 트렁크 부분을 잘라내고 '트럭' 형태의 개방형 화물 적재공간을 결합한 '무쏘 스포츠'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명 'P100'으로 명명돼 16개월 동안 무려 45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만든 한국형 '픽업트럭'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당시 쌍용차는 신차의 콘셉트를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으로 정하고 국내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성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쌍용차의 도전은 지난 2006년 4월, 2세대 모델인 '액티언 스포츠'로 이어졌다.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욱 개선해 SUV와 상용트럭의 두 가지 목적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을 고수한 것. 특히, '액티언스포츠'는 자동차관리법상 '화물차'로 인정돼 특별소비세 면제 혜택과 연간 2만85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최대 200만 원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1세대 모델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돼 온 각종 편의사양도 대폭 개선됐다. 이 같은 회사측의 노력으로 30~40대 실속파 고객은 물론 개성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레저를 즐기는 20대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실제로 쌍용차는 '액티언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전자식 '4WD 시스템', 후방장애물 감지시스템, 멀티센서 및 오토라이트, 우적감지와이퍼, 1열 히트시트, 8way 운전석 파워시트 등 일반적인 세단이나 준대형 SUV에 적용되는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해 같은 일반 화물차량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쌍용차의 참신하고 과감한 도전으로 탄생한 1, 2세대 모델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우수한 상품성에도 1t 트럭 대비 낮은 '가격경쟁력'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3세대 출시 이전인 지난 2011년까지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기존 모델들이 연간 자동차세와 등록세 면제, 부가세 환급 등 각종 경제적 혜택과 상용 목적의 넓은 데크를 제공하는 상용 트럭 세그먼트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러나 상용 트럭 시장에서 기존 모델이 줄 수 있는 기능적 이점이 현대자동차의 '포터'나 기아자동차의 '봉고'와 같은 차량과 비교해 약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던 만큼 시장의 요구사항을 넘어서는 확장된 영역에서의 성장 모멘텀 확보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난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등산과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메이커마다 SUV 신차 개발과 판매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쌍용차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3세대 모델이 바로 '코란도 스포츠'다. 지난해 쌍용차가 자사 최초로 개발한 소형 SUV '티볼리' 출시 전까지 자사 내 부동의 베스트셀러는 '코란도 스포츠'였다. 지난 2012년 1, 2세대 모델의 브랜드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기존 '픽업' 이미지를 탈피, 아웃도어 생활환경에 최적화한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부터 'SUT'가 아닌 'LUV(Leisure Utility Vehicle)'로 지칭했다.
'코란도스포츠'는 쌍용차가 추구하는 '힘세고(ROBUST), 특별하며(SPECIALTY) 고급스러운(PREMIUM)' 브랜드 정체성 전략과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낸 모델이다. 특히, 기존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했던 과거 모델과 달리 야외 레포츠와 익스트림 스포츠 인구 급증 등에 따라 레저활동을 지향하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국내 최초로 한국형 디젤엔진을 적용하는 등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모색했다.
특히,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쌍용차가 보여준 변화는 3세대 모델과 기존 모델을 구분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란도 스포츠'에는 국내 최초 한국형 디젤 엔진인 '2,000cc e-XDi200 액티브 엔진'이 탑재돼 중·저속 운전영역에서 탁월한 출발 성능 및 추월 가속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19.8kg.m의 강력한 저속 토크를 구현하는 것은 물론 기존 엔진 대비 15% 이상 동력성능을 끌어올려 최대출력 155마력의 최대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연비 역시 ℓ당 15.6km(수동변속기 기준)로 '액티언 스포츠' 대비 24% 이상 향상했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대폭 개선해 213g/km(MT)에서 172g/km로 19%가량 개선했다.
'스포츠 시리즈'의 혁신은 이달 출사표를 던진 '코란도 스포츠 2.2'의 출시로 정점을 찍었다. 'e-XDi220 LET 디젤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을 기존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6.7kg.m에서 40.8kg·m로 대폭 향상한 것은 물론 운전석 및 동승석 3단 통풍시트, 쇼핑백 후크, 선글라스 케이스, 시트백 및 도어앱 포켓 그리고 센터 트레이에 USB 포트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등 준대형 SUV 이상의 편의성도 갖췄다.
쌍용차의 이 같은 노력은 주 고객 타킷층과 판매량 등 수치변화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픽업' 모델의 주 고객층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까지 30~49세(83%)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지난 2012년 이후 20~39세가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SUV'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기존 16.4%에서 41%까지 두배 이상 늘었다.
'스포츠 시리즈'의 판매량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무쏘 스포츠'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8만8572대가 팔렸고, '액티언 스포츠'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지난 2011년까지 11만8851대가 판매, 연평균 2만 대가량이 판매된 반면, '코란도 스포츠'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연평균 3만 대 이상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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