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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 KDB생명 '군침'...생보업계 불투명 외국자본 진입 '경계'

  • 경제 | 2016-07-27 10:34
최근 중국계 자본이 생명보험사 M&A에 적극 참여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먹튀'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최근 중국계 자본이 생명보험사 M&A에 적극 참여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먹튀'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중국계 자본이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서 무섭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차이나머니'의 국내 생명보험사(시장)진출이 새로운 경쟁구도 형성으로 인해 생보업계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으나 기술 탈취 및 자본 유출 등 중국 기업의 '먹튀'에 대한 우려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ING생명과 KDB생명에 중국 자본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의 경우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태평생명, 푸싱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9월쯤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는 KDB생명 역시 중국계 자본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의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행보는 주목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사된 5건의 생보사 M&A 중 3건의 소유구조가 바뀌었고, 이 중 2건이 중국계에 인수됐다. 이에 따라 중국계의 비중은 크게 확대됐다. 2011년 총자산 기준 생보사 시장에서 존재가 없었던(0%대) 중국이 4년 만에 5.4% 비중으로 큰 폭 증가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안방보험이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6월 동양생명에 이어 올해 4월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다.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35억 원에 매각되면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기에 ING생명과 KDB생명도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면 중국계 자본의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실제로 ING생명 노조는 중국 자본으로의 졸속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이어 이번에 중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게 된다면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현정 ING생명 노조 위원장은 "최근 2년 동안 사모펀드의 폐해를 겪은 만큼 사모펀드 및 불명확한 중국 자본의 인수를 반대한다"면서 "중국계 자본이 대주주로 적합한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ING생명 노조는 26일 사모펀드 및 불명확한 중국 자본의 ING생명 인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공
ING생명 노조는 26일 사모펀드 및 불명확한 중국 자본의 ING생명 인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이처럼 국내 금융사에 중국 자본의 잠식이 활발히 이뤄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중국 자본이 생보사 외에도 개인 간(P2P) 금융과 우리은행 매수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금융권이 '차이나머니'에 휘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M&A는 선진화된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쌍용자동차 사례만 살펴봐도, 중국 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한 뒤 4년 만에 발을 빼면서 핵심 기술만 탈취했다는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처럼 중국계가 한국의 발전된 전략을 배운 뒤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국 금융사는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푸싱그룹은 지난해 궈광창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다 실종하는 일이 발생해 중국 증시에서 거래정지를 당했다. 국내 금융사 인수 잠재 후보로 등장하는 또 다른 금융사인 중신그룹의 경우 지난해 말 자회사인 중신증권의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등이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부업 등 제3금융권에는 일본계 자본이 확산돼 있는 만큼 국내 자본이 외국 자본에 장악돼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자유무역 원칙 등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중국 자본 등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방안은 없다"면서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등 안정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사례를 살펴봤을 때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양한 M&A를 통한 효율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보험사들은 핀테크·온라인 보험사업에 적극적이고 앞서 있어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생보사에 새로운 경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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