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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정몽구 회장...현대차 '5년째' 파업 해법은?

  • 경제 | 2016-07-20 13:08
현대자동차 노조의 부분파업 시행과 관련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설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현대자동차 노조의 부분파업 시행과 관련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설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임금협상안 등을 두고 회사 측과 첨예한 갈등을 보인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나선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노사 문제에 대해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정 회장이지만, 최근 국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대대적인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전사 차원의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하며 '고삐 죄기'에 나선만큼 이번 파업과 관련해 강경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노조에 대한 정 회장의 다소 강경한 '원칙 대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불안정한 대외환경이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이후 두 번째 모델 'G80'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등 선제 과제가 산재한 상황이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가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새 브랜드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 현대차의 최근 국외시장 성적표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실제로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국외시장에서 지난해 동기(336만6287대) 대비 4.2% 줄어든 322만4196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정세에 대한 위기감은 최근 열린 현대기아차 국외법인장 회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국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회의 석상에서 정 회장은 60여 명의 현대기아차 국외법인장 등 그룹 경영진을 향해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시장 변화에 대한 기민하고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대중국 경제환경 변화 가능성 역시 부담이다. 중국 시장은 회사 전체 판매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정 회장은 물론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까지 일선에 나서 현지 공장 확대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주관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한중 양국 간 '기 싸움'이 경제보복으로 번질 경우 '갈 길 바쁜' 현대차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노조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중단 분야 매출액은 44조4396억 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약 50%에 달한다고 19일 공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노조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중단 분야 매출액은 44조4396억 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약 50%에 달한다고 19일 공시했다.

두 번째는 그 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국내 분위기다. 현대차는 전날인 19일 "회사 노조의 단체교섭 관련 부분파업으로 전 차종 부분적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중단 분야 매출액은 44조4396억 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약 50%에 달한다.

부분파업이 오는 22일까지로 잡혀있지만, 자칫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애초 회사 측이 올해 목표로 813만 대 생산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치권은 물론 지역 경제·시민단체에서도 최근 지속하고 있는 현대차가 직면한 위기와 경제 불확실성에 공감하며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비대위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습관성'이며, 고액 연봉자들의 명분 없는 파업으로 사내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번 파업으로 하루 390억 원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전날인 19일에는 울산 경제·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에서 '안됩니다. 잘못된 길입니다. 간절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작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투쟁과 파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과 정치권, 시민단체에서도 5년째 반복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비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측이 '무대응' 원칙을 고수한다면, 자칫 책임 회피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는 만큼 그룹 최고 결정권자인 정몽구 회장도 특단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측은
현대자동차 노조 측은 "현대차 측이 자신들이 제시한 임금 동결, 임금 피크제 수용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는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협상안 제시를 요구했다.

문제는 노사 간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다. 현대차 측은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임금협상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현대차 측이 자신들이 제시한 임금 동결, 임금 피크제 수용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는 불가능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색이 짙은 '명분 없는' 파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회사 측의 강경한 대응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선적으로 임금협상 부분에 대해 지속해서 노조 측과 대화에 나서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매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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