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불법 도박 사건으로 촉발된 법조계 비리수사가 금융 당국으로 확산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명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사건에 현직 검사가 연루됐으며 핵심 브로커들이 감사원과 금융 당국에까지 로비 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운호 대표의 '구명 로비'에 현직 검찰이 연루된 사실이 알려졌다. 정운호 대표의 도박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통화 추척 과정에서 수사 담당 검사가 사법시험 동기인 A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현직 검사인 A 씨가 정운호 대표와 관련된 수사 정보를 정운호 대표 측의 브로커인 이민희(구속 기소)에 넘겼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브로커 이민희 씨와 A 검사 사이에서 금품이 오고갔는지 여부도 파악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운호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메트로 입점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무마시킬 명목으로 또 다른 현직 검사에게 약 1억 원을 준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뇌물검사 특수1부는 지난 2010년 '감사원 고위간부에게 청탁해 서울메트로 상가 입점 문제를 무마해달라'는 목적으로 정운호 대표 측에게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소속의 박모 검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운호 대표의 불법도박 사건에서 시작된 수사가 현직 검찰을 향하면서 사건의 중대함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지난 18일 이번 사건의 핵심 브로커인 이동찬 씨를 체포했다. 이동찬 씨는 정운호 대표와 그의 항소심 변호사인 최유정 변호사를 연결해준 인물이다.
정운호 대표의 항소심 변호사였던 최유정 변호사는 100억 원대의 수임료를 받고 불법 변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수임료 수십억 원을 정운호 대표의 구명을 위해 법조계 전반에 로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동찬 씨는 최유정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인물로, 검찰은 그가 최유정 변호사의 수백억 원대 수임료 사용처와 전관 로비 등에 대한 핵심 정보를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동찬 씨의 체포로 인해 검찰의 수사가 금융 당국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동찬 씨는 최유정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와 송창수(수감)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불법 수임료 100억 원을 받는 과정에 가담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동찬 씨가 이숨투자자문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송창수 전 대표에게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어 수사가 금감원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운호 대표의 불법도박 혐의 사건이 법조계는 물론 금융 당국까지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검찰은 물론 국내 감독 기관들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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