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쏘나타, 절치부심해야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 관계자와 쏘나타 판매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2016년형 쏘나타는 현대차의 국내 내수 점유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올 1월부터 3월까지 1만7691대가 팔렸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593대가 감소한 수치다.
지난 3월 판매량만 본다면 쏘나타는 다소 위기감을 느낄 만하다. 이 기간 쏘나타는 7053대가 팔렸고 경쟁 차량인 르노삼성차는 SM6를 6751대 판매했다. 수치상으론 쏘나타가 앞서지만 택시 공급 611대를 제외하면 일반 소비자는 SM6를 더 많이 선택한 셈이다. SM6는 아직 택시로 판매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27일 한국지엠의 중형 세단 신형 말리부가 합류하면서 쏘나타의 경쟁구도는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들의 '국민차'로 불렸던 쏘나타의 명성이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 관계자의 '절치부심해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는 절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쏘나타가 후발 업체 모델에 추격을 허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쏘나타는 대표 모델인 가솔린 2.0부터 다운사이징 모델 가솔린 1.6 터보와 1.7 디젤, 2.0 LPi, 고성능 모델인 2.0터보까지 라인업이 다양하고 성능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고급차에 탑재되는 편의장비는 고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만큼 가장 많은 애프터서비스(AS) 센터(1450곳)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안티 현대' 소비자가 극성을 부리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는 실패한 듯하다. '안티 현대'는 현대차를 구입했거나 사용하면서 차량이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있는 고객이다. 이러한 고객들이 2차 구매시 현대차를 선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가장 차를 많이 판 만큼 고객 불만의 목소리도 가장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문제는 대처 방법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내수용과 수출용의 강판이 다르다', '에어백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등의 많은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사실상 외면하는 모양새였다.
소비자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지난해부터 쏘나타에 일반 강판보다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1% 대비 2.4배 향상된 51%로 확대 적용했다. 또 미국 시장용 쏘나타에만 장착되던 4세대 에어백도 기본 장착시켰다. 소비자의 원성이 높았던 안전성 부문을 대폭 향상시켰다. 여기에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의 오해를 풀어주는 코너를 만드는 등 '소통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입맛은 까다롭다. 더욱이 자동차 한 대 가격이 한두 푼 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현대차는 기본적으로 품질을 갖추고 소비자를 다각적으로 배려하는 등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현대차는 이달 2017년형 쏘나타를 조기 출시했다. 연식 변경 모델은 주로 하반기에 선보이는 게 일반적인데 SM6와 말리부 등 경쟁 차종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소비자는 이번 2017년형 쏘나타에서 절치부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구원투수로 조기등판한 2017년형 쏘나타 판매량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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