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이거 우유도 아니면서 왜 우유 판매대에서 팔아요?"
최근 소비자 윤모(34)씨는 우유를 샀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대형마트에서 가격도 저렴하지만 영양소도 많이 들어있다고 적혀있는 우유를 사왔다. 그러나 우유를 한 입 마신 순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에 원료를 보게 됐고, 본인이 산 제품이 원유가 30% 밖에 들어가지 않은 '가짜 우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크플러스' 제품이 일반 우유와 유사하게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팩트>는 일반 우유와 푸르밀의 밀크플러스를 직접, 비교해봤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푸르밀은 원유 30%에 탈지분유 6.4%(수입산), 칼슘혼합제제 0.8% 등과 정제수(물)가 들어간 '백색가공유'다. 우유가 들어간 음료라는 의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푸르밀의 밀크플러스는 '지방은 줄이고 영양은 더하고, 1일 2잔 3가지 영향'이라는 문구가 적혀 일반 우유 판매대에 전시돼 있었다. 딸기, 바나나 등의 가공유 등이 별도의 음료 판매대에 전시돼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외관이 '우유맛이 나는 가공유'라는 판단이 힘들만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우유와 포장이 똑같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직원들 역시 푸르밀의 이 가공유 제품을 우유로 인지했다. 한 직원은 "우유 제품이기 때문에 이곳에 진열된 것으로 안다"고 말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듯 했다.
이와 함께 밀크플러스의 외관에는 소비자들이 우유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원유 함량은 영양성분란에 아주 작게 표기돼 있어 일반 우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가공유라는 표기는 포장지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또 기자가 밀크플러스의 외관에서 원유 함량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고 했지만 포장지에 가려 쉽게 볼 수 없었다.
가격 역시 일반 우유에 비해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밀크플러스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영양가가 많이 들어있는 우유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충분한 듯 보였다. 실제 타사에서 출시된 우유들은 모두 1000ml로 한 팩에 최소 2600원에서 최대 4700원에 판매됐지만 밀크플러스는 용량 900ml에 1640원에 판매됐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29)씨는 "그냥 일반적인 우유같다"며 "해당 제품이 원유가 30% 밖에 들어가 있다고 큼직하게 표시돼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 우유 아님'이라는 표시가 전혀 없어 일반 우유인 것 같다"며 "또 일반 우유판매대에 있으니 소비자들은 당연히 우유라고 인식하고 살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사실상 소비자 기만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구매해 일반 우유와 비교해 본 밀크플러스는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와 같은 흰색으로 비슷했다. 다만 밀크플러스는 일반 우유에 비해 약간 투명한 색을 띄며 일반 우유에서 나는 고소한 향은 나지 않았다. 맛 역시 우유를 기대하고 샀던 소비자들의 원성이 한번에 느껴졌다. 직접 마셔본 기자는 밀크플러스가 우유에 물을 섞은 맛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밀크플러스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푸르밀의 이같은 포장과 판매전략이 소비자 기만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유와 똑같이 판매하면서 일반적인 우유가 아니라는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일반 우유와 성분도 다르고 질도 다른게 명확한데도, 소비자들에게 백색 가공유라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딸기, 초코우유 같은 가공유처럼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푸르밀 측 관계자는 "이 제품은 초코, 딸기우유와 같은 백색가공유로, 아직 한국에서는 판매된 적 없는 생소한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과 제품 사이에서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의 외관에 대해 "법적인 규격을 모두 맞춰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며 이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없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포장 부문에 대해 개선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코우유와 같은 가공유와 함께 진열되지 않고 일반 우유와 진열돼 소비자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판매대에 진열하는 권한은 푸르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판매하는 점주에 있다"며 "이는 푸르밀 측에서 참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푸르밀 측은 해당 제품의 판매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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