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부사장 러닝메이트, 면세점 1등 공신 동현수 사장·이천우 부사장 내정
[더팩트 | 변동진 기자] 최근 서울부산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사업권을 따낸 두산이 내년 5월 오픈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총괄 부사장(CCO)이 면세점 사업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박 부사장의 면세점 사업 참여는 그룹 내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킬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 사업에 오너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너 4세'인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됐다. 앞서 그는 지난 10월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 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면세점 사업에 깊숙히 간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들은 그간 경영권에 선은 그었던 박 부사장이 그룹 내 최대 신규사업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 ‘경영 승계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면세점 사업의 위상은 오너들이 직접 나설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말이 붙을 정도로 유통산업 핵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家(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선정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발표자들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당시 ‘잘 되면 여러분 덕, 안 되면 제 탓’이라고 말해 재계 관계자들로부터 '경영자의 책임론'측면에서 재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그룹 부회장 등도 직접 사재를 출연해 면세점 사업의 중요성을 확인시켰다.
즉, 면세점 사업은 박 부사장이 경영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본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란 게 재계 중론이다.
두산도 박 부사장의 안정적인 경영 참여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는 실력을 검증받은 동현수 ㈜두산 사장과 면세 BG(Business Group)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을 내정했다.
동 사장은 입사 2년 만에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2년부터 ㈜두산 전자 BG사장을 영입된 그는 주력 제품을 LED TV향 금속동박적층판(MCCL)에서 스마트폰향 연성회로기판(FCCL)으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이 같은 신사업에 대한 성과 등이 높이 평가돼 지난 7월부터는 ㈜두산 사업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이천우 부사장 역시 올해 면세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입한 유통 전문가다. AK플라자 재직 시절, 백화점 핵심 부문으로 손꼽히는 상품본부장과 패션본부장을 겸직한 바 있어 유통산업에 대한 이해도 높다. 무엇보다 두산 입사 직후부터 면세 태스크포스팀(TFT)을 이끌어왔으며 지난달 프레젠테이션에서 동 사장과 함께 참석하는 등 면세점 사업 진출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더불어 면세점 부지로 선정된 동대문은 매년 700만 명 수준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대학로, 광장시장, 명동, 교통 등 주변 인프라가 훌륭해 성공이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안정적인 신사업 참여는 박 부사장이 그룹 내 입지를 다지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박 부사장은 광고 분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만큼 차별화된 전략과 홍보, 마케팅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바른 생각’ 콘돔과 ‘이런쨈병’(낙과로 만든 잼) 등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한화그룹 광고계열사인 한컴을 인수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경영 폭을 넓혔다.
두산 측도 “창의적인 역량을 보유한 만큼 홍보를 넘어 기존에 볼 수 없던 차별화된 마케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박 부사장의 능력은 이미 오리콤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문제는 내외 시선이다”며 “최근 오너 2~3세들이 제왕적 권위를 내려놓고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박 부사장도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지만 그룹의 중책사업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사업을 담당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 또 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며 “종합적으로 면세점 사업은 박 부사장에게 좋은 시험무대이자, 후계자로 가는 실크로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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