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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외국계 점포 축소…'스마트 브랜치' 확장에도 소비자 불편

  • 경제 | 2015-10-23 10:07
경기도 안산은 인구 70만 명이지만 SC은행은 한 곳, 씨티은행은 두 곳의 지점이 영업하고 있다. /서민지 기자
경기도 안산은 인구 70만 명이지만 SC은행은 한 곳, 씨티은행은 두 곳의 지점이 영업하고 있다. /서민지 기자

소비자, 전자 금융 확대됐지만 영업점 적어 '불편'

[더팩트 ㅣ 서민지 기자] 씨티·SC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점포를 대폭 축소하면서 금융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외국계 은행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마트 브랜치 및 ATM 확대라는 전략으로 소비자 편의를 최대한 높이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점포 수가 너무 적어 이용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접근성 낮아 이용 불편"

22일 오후 <더팩트>가 찾은 경기도 안산은 70만 명이 넘게 거주하는 주거지역임에도 SC은행 지점은 한 곳, 씨티은행 지점은 두 곳밖에 없다. 씨티은행 상록수지점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다. 이날 해당 은행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김모(53)씨는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곳에는 지점이 얼마 없어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출장소(4) 포함 전국 13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민은행(1082), 우리은행(927), 신한은행(844) 등 평균 900여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과 비교되는 초라한 수치다.

임모(24)씨 역시 적은 지점 수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평소 다른 은행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은행이 타은행보다 대출 한도가 높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혜택 때문에 오게 됐지만, 지점이 많지 않아 은행 방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택시를 탔지만 20분 넘게 걸린 것 같다"며 "혜택이 좋지 않다면 이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C은행 안산지점을 방문한 명모(25)씨도 점점 은행 이용빈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SC은행 역시 금융센터(8) 포함 전국 지점 259개로 적은 편이다. 그는 "대학생 때 학교와 연계된 은행이라 이용하게 됐다"며 "대학교에 다닐 땐 교내에 은행이 있어 자주 이용했지만, 졸업 이후 다른 은행을 이용하게 됐다"며 "현금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지점이나 ATM을 찾기 힘들다. 타은행 기기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가 걱정돼 이용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자금융이 익숙한 일부 소비자는 영업점 축소가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모(37)씨는 "주로 스마트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한다. 전자금융을 이용하다보니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지점 수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다른 방안으로 소비자 불편 최소화"

외국계 은행 역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TM을 설치하고, 전자 금융을 활성화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역에 ATM 설치를 늘리고 있으며, 최근 홈페이지 개편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점포 수는 적지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 제공과 은행의 본질적인 기능인 안전성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은행도 적은 지점 수로 생기는 아쉬운 부분을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로 채우고 있다. '찾아가는 뱅킹'은 직원이 소비자에게 방문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영업점 방문 없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브랜치'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SC은행은 입출금부터 예적금, 대출, 카드 등 다양한 업무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외국계 은행 점포 수 축소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신중한 통·폐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국장은 "외국계 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위험성이 많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폐합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 편의를 생각해 신중하게 생각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은행 업무 시간, 전자 금융 이용 증가 등 금융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어 점포 수 증가는 거의 없다고 본다. 만일 점포 수가 축소된다면 출장소 등 소비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지점 운영은 적은 점포 수는 물론 수도권에 편중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씨티은행은 129개 영업점 중 53개점은 서울, 58개점은 경기·인천에 몰려 있어 수도권 외 타지역에는 18개점만 운영되고 있다. SC은행 역시 251개 영업점 중 서울(115), 경기·인천(58)을 제외한 지역은 78개점으로 지역별 지점 수 격차가 크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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