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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만 받으면 사은품 증정"…소비자 현혹하는 보험 상담 광고

  • 경제 | 2015-10-20 11:06
한 보험사에서 사은품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상담이 진행된 후에도 사은품을 받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보험사 홈페이지 갈무리
한 보험사에서 사은품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상담이 진행된 후에도 사은품을 받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보험사 홈페이지 갈무리

보험사 사은품, 오랜 시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어

[더팩트 ㅣ 서민지 인턴기자] "상담만 받아도 사은품 증정합니다."

일부 보험사들이 홈페이지나 케이블 텔레비전 광고에서 사은품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정작 사은품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험 소비자들은 사은품 미증정과 배송 지연 등에 불신을 드러내고 있지만 뚜렷한 규제 방안이 없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 현혹하는 보험광고…사은품 지급은 늦장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홈페이지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보험 상품 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전화만 해도 사은품을 준다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상담을 이끌어 냈다.

실제 <더팩트>가 직접 시도한 전화 통화에서 A보험사는 커피와 도넛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10분간의 상담이 끝날 때쯤, 상담사는 "접수 진행한 뒤 전문 설계사와 연결해드리겠습니다"라며 보험 상품을 권유했다. 이어 설계사와 한 차례 상담을 더 해야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은품 증정 시기에 대해 묻자 "전문 설계사와 통화를 마치면 1주일 후에 사은품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긴 상담 후에도 사은품을 받기 위해서는 꽤 긴 기다림이 필요해 보였다.

B보험사는 전화 상담 시작부터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상담만 받으면 무조건 사은품을 준다고 현혹했다. 하지만 통화가 시작되자 전문 상담사와 연결 후 사은품이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화번호를 남기면 예약 접수가 된다. 전문설계사에게 연락이 갈 것"이라며 전화번호를 요구했다. 취재진이 "설계사에게 연락은 언제쯤 오는 거냐"고 묻자 "언제가 될지 확실히 모른다. 7일 이내로 연락이 갈 거다"라며 기약 없는 약속을 잡았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전화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어 두 곳의 보험사와 통화를 진행했으나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 광고에 기재된 번호는 예약 접수만 받는 곳이었고, 언제 올지 모르는 전문설계사의 전화를 기다려야 했다. 기나긴 상담이 끝나야 사은품이 지급되고 있었다.

문제는 사은품 미지급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국 의료금융팀 관계자는 "보험사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상담을 받았지만, 사은품이 증정되지 않아 접수된 민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민원 처리에 대해 "보험사 광고 내용을 보고 사실여부를 확인 뒤 보험사와 연락했다.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보상을 진행한다"면서 "대부분의 민원이 보상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허술한 사은품 지급에도 뚜렷한 규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더팩트 DB
보험사의 허술한 사은품 지급에도 뚜렷한 규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더팩트 DB

◆ 보험 광고 규제 방안 없어

허술한 사은품 지급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 보험사 사은품 미지급과 관련된 민원이 접수돼 조사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당시 민원에 대해 "조사 결과 소비자 정보 누락 등 상황적인 문제로 배송이 늦어졌다. 하지만 배송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은품 미증정은 허위 광고로 분류되지만 배송 지연이 허위라고 볼 수는 없어 마무리된 민원이다. 늦은 배송이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상담에서 사은품 증정까지 대기 시간이 지체되는 것에 대해서도 "1차 상담 후 전문설계사와 연결은 사은품을 주겠다는 의지로 본다. 사은품 미증정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사은품을 지급하더라도 약속된 시간 내에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잘 못 한 일이다. 이는 엄연히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은품 지연에 대한 규제 방안은 없으나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해보험협회는 일부 보험사의 문제라고 밝히며 보험사 전체로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사 일부만 사은품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보험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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