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로열티·고리(高利)이자 공정거래법 23조 위반 소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홈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홈플러스가 지난 16년동안 매출액 약 92조 원, 영업이익 3조1158억 원, 당기순이익 1조4957억 원을 남겼지만, 한국 국세청에 낸 법인세는 5014억 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10일 드러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14년에는 8조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반면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Tesco)에는 로열티 1723억 원, 이자 8684억 원, 배당금 90억 원등 1조 497억 원을 지불했다.
◆장부상 마이너스라 세금 안내도 문제없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전순옥 의원실에 해명 자료를 제출해 "2008년'홈에버'(마트 매장 33개)를 인수했는데(당시 인수가 1조9000억 원) 2014년에 와서 보니 2798억 원 비싸게 주고 샀다"며 홈에버의 영업권을 전액 상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토지·건물·비품 등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며 1749억 원을 손실에 반영했다. 이와 더불어 "경기침체, 의무 휴업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영업실적이 하락했다"며 974억 원을 추가로 손실에 반영했다. 홈플러스의 주장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로 장부상으로 마이너스가 돼 내야 할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순옥 의원은 "영업실적이 하락하고 인수가치가 떨어졌으니 세금을 못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자산 가치를 한꺼번에 손상 처리한 것 등은 작금의 홈플러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절세' 또는 '탈세' 효과를 노린 게 아닌 가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회계부정 여부 등에 대해 검찰 등 관계기관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청에 낼 세금, 모조리 테스코 주머니로
지난 2005년부터 홈플러스가 테스코에 로열티로 지불한 액수는 모두 1723억 원이다. 이중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낸 로열티는 1471억 원으로, 평소보다 로열티율을 20배 '뻥튀기'한 것으로 전 의원은 보고 있다.
심지어 홈플러스는 '테스코'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이 같은 로열티를 지불해왔다.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액의 0.05%를 지급하던 로열티를 2013년부터 매출액의 0.86%로 상향했지만 특별한 인상 이유는 찾아볼 수 없다. 2013년도에 지불한 로열티 758억 원은 당시 영업이익의 1/4에 해당하고 2014년 로열티 713억 원은 영업이익의 1/3에 달하는 금액이다.
로열티는 지급수수료, 즉 비용에 해당하므로 과세 대상인 영업이익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총매출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영업이익의 24.2%(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데 로열티는 총지출에 포함되니 영업이익이 그만큼 줄게 되는 것. 홈플러스는 국세청에 내야할 세금 417억 원을 모두 로열티로 지출한 것이다.(1723억 원 × 0.242 = 417억 원)
홈플러스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 테스코에 이자로 지불한 액수는 모두 8684억 원이다. 테스코는 연평균 2조1000억 원을 홈플러스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투자해 이자수익으로 8684억 원을 가져갔다. 위 이자는 연평균 4.13%에 해당한다.
전 의원은 "시중의 회사채 등으로 전환하면 이자를 줄일 수 있는데 왜 테스코에 비싼 이자를 줬는지 이 역시 면밀한 회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홈플러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모회사 테스코에 로열티와 과도한 고리 이자를 지급했다며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3조 ('특수관계인과 대여금, 무체재산권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10일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를 증인으로 세워 공정거래법 위반 및 형법 상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에 대해서 심문할 예정이다.
심문 내용은 ▲테스코의 고리금리 대출 이유 ▲로열티 17배 인상 이유 ▲비밀 매각 추진 이유 ▲테스코의 1조4000억 원 배당요구 철회 여부 ▲MBK파트너스로부터 2만 6000명 전원 고용 보장 약속 받았는 지 여부 ▲매각대금의 05~1% 인센티브 수수 여부 및 사용 계획 ▲2000만 고객정보 불법 판매 관련 사과와 보상 계획 ▲(최저임금 + 500원 인상 요구한) 노동조합과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대책 등에 대해 물어볼 계획이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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