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롯데 경영권 분쟁, 국감서 신 회장 목소리 들을 수 있을까
국내 5위 그룹 롯데그룹의 '원 리더'인 신동빈 회장의 올해 국정감사 증인 채택 및 출석여부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 신 회장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 여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오너 경영'의 몇몇 민낯을 표출, 국감 증인 출석 여론을 들끓게 했다.
오너 일가에 집중된 지배구조나 거미줄같은 순환출자 문제는 물론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의 특혜 및 안전성 시비, 롯데쇼핑등 일부 계열사들 '갑질' 논란등 사실상 재벌개혁과 연계된 모든 이슈들을 신동빈 회장의 롯데에서 짚을 수 있기에 그의 국감 증인 출석여부는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 평가다.
게다가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논의 과정에서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극명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어 한편으로는 '롯데의 힘'이 국회에 얼마나 작동하는지도 국감 관전의 한 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체로 여당은 신동빈 회장을 감싸고, 야당은 추궁하려는 분위기다.
올 국감에서 신동빈 회장 출석여부가 이렇듯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위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올해 국감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 회장이 증인출석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예년처럼 증인채택이 된다고 하더라도 해외 비즈니스 일정 등을 앞세워 '모르쇠'로 버틸지, '형제의 난', '부자의 난' 이후 롯데 재탄생을 외치는 신 회장은 결심해야 한다.
7일 재계 상당수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신동빈 회장이 전격적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4대 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국감 출석이라는 정면 승부수를 띄울 소지가 충분하다. 롯데 경영권 다툼으로 드러난 다양한 현상과 문제점에 대해 국회가 속 시원하게 밝혀주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의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라는 게 현 국민 정서이다"며 "그런데 이슈의 한복판에 있고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이 국감증인 출석을 거부한다면 롯데에게 닥칠 역풍은 오히려 '형제의 난' 당시보다 더 거세질게 분명하다는 걸 롯데측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4대 그룹 임원은 "신동빈 회장이 국회에서 최근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형식의 발언을 전개하면서 고개숙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롯데 입장에서는 결코 마이너스가 아니다"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신 회장이 롯데의 진정한 최고 경영자임을 다시한번 대내외적으로 알릴수 있다면 국감증인 출석을 피하는 게 상책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게 최상책이다"고 충고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A의원은 "신 회장을 공정위 국감에 출석을 시킬 것이냐, 아니면 종합감사 때 출석시켜 현안을 따질 것이냐를 두고 여야 간사가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회장의 국감출석을 여당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롯데가 신동빈 회장의 국감 출석을 극적으로 연출하면서 '반 롯데' 정서라는 위기를 '한국 기업 롯데' 이미지를 심는 기회로 전환할 것이라는 말들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롯데측 공식입장은 '신동빈 회장 증인출석 불가'쪽이다.
롯데측은 "세간에서 말하는 '형제의 난'은 집안 문제일 뿐이다"며 "이를 국감의 쟁점으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 신동빈 회장이 이미 두 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고 순환출자를 끊겠다는 실천 계획도 발표했으며 전반적으로 그룹이 약속한 롯데의 개혁 프로그램이 이행되고 있는 마당에 '총수 망신' 주기에 그치는 증인채택 및 출석은 반대한다는 것이다.
롯데 한 관계자는 "물론 신동빈 회장의 증인채택 시 출석여부는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지만 현재로서는 신 회장의 출석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그룹 경영문화를 잘 아는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봐야겠지만 신 회장 주변에서 어느 누가 회장의 증인출석을 감히 말할수 있겠느냐"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이는 없는 테고 결국 신 회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그룹내외에 표출하는 방식을 어떤 형태로 정할 지는 신 회장의 몫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2012~2014년 국감증인으로 거론됐으나 국감장에 서지는 않았다. 2012년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건으로 정무위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해외출장을 이유로 서울에서 볼 수 없었다. 최근 신 회장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외 체류 일정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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