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중국증시 폭락 '직격탄'
공격적으로 후강퉁 거래를 해오며 '중국 투자 붐'을 일으켰던 삼성증권이 중국 증시 폭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까지 후강퉁 거래를 줄이라고 주문하고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브라질의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후강퉁 거래시장 점유율이 6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증권이 중국 증시가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후강퉁 위탁매매 수탁고가 올 상반기 중 1조 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4억 원이던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는 올해 1분기 102억 원으로 늘었다. 후강퉁은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거래대금 규모는 후강퉁 시장에 뛰어는 타 증권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라며 "삼성증권 다음으로 거래대금 규모가 큰 유안타증권도 삼성증권의 4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후강퉁 주식 중개는 증권사별로 3위 이하부터는 5%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올해 1분기 중국시장 공략으로 큰 수익을 올렸지만 이번 2분기 또는 3분기에는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중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삼성증권에 중국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진 만큼 선제 위험 관리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지난 15일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저희는 전사적으로 두 달 전 (상하이종합지수) 4000포인트 때부터 고객들께 위험구간이라고 안내드리게 했다"며 "5000포인트부터는 굉장히 위험하니 비중을 줄이실 것을 십 여 차례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초 위험구간이라고 설명드리고 있다. 이렇게 급등락하는 시장에선 일반 혹은 개인투자자들은 머물러 계시면 안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브라질의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증권은 브라질국채에 대해 고금리 및 비과세 혜택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벌였지만 현재는 비중축소에 나섰다. 당시 삼성증권은 국고채 30년물 역시 저성장 고령화 등에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기 투자 전략을 내세우며 앞장 섰지만 2010년 6월 700원이던 1헤알이 현재 350원 수준으로 반 토막나면서 투자자들만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윤 사장이 임원들에게 수기로 직접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지난 2012년 브라질 국채 사태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1분기 기대 이상의 수수료 이익을 올렸지만 2~3분기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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