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실적 '먹구름'
롯데카드의 구원투수로 불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던 채정병 사장이 부임 1년이 지나도록 실적을 개선시키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카드가 지난해부터 순이익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채정병 효과'에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카드, 꾸준한 실적 하락세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2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4%나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11억 원으로 역시 28.5%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73억 원으로 전년(1521억 원) 대비 4% 감소했다.
롯데카드의 회원 수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건 이후 3월말 749만 명이었던 롯데카드 회원 수는 올해 3월말 기준 721만 명으로 2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동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많이 받은 카드사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임직원 21명이 제재를 받고 6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과태료는 카드모집인에게 5800만원, 카드사에 500만 원이 부과됐다. 기관주의와 조치의뢰는 각각 1건이었다.
롯데카드가 신용카드 회원을 불법적으로 모집했기 때문.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회원을 모집하면 제재 대상이 된다.
시장점유율로는 신생카드사인 하나카드에 추격당할 위기에 있다. 하나카드가 통합 전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이 4.6%에 불과했지만 통합하면서 올 분기에만 8%대로 훌쩍 올라선 것이다. 이는 전업계 8개 카드사 가운데 6위권(8.0%)으로 5위권인 롯데카드(8.7%)와 0.7%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수치다.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에서도 롯데카드는 2년 연속으로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외환카드와 합병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많이 올라간 상태"라며 "현재 하나카드가 특별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롯데카드를 턱 끝까지 따라잡았고 만약 롯데카드가 계속되는 정체기를 보이면 결국 5위자리도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병 사장, 롯데카드 구원투수 의문
지난해 초 채 사장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겪으며 침체된 롯데카드의 위기 극복 구원투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채 사장이 롯데카드 수장을 선임된 데는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다양한 경영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 사장은 2000년 롯데그룹 경영지원실 상무로 승진했고 2002년 패밀리레스토랑 T.G.I. Friday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과 부사장을 거쳐 2011년 사장에 올랐을 만큼 롯데 그룹 내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기순이익, 회원 수, 시장 점유율 등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물을표를 제기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또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채정병 사장은 고객정보유출 사태 이후 고객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듣다, 바꾸다’ 캠페인 시작해 직접 소비자들의 의견을 상품에 반영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포인트 유효기간 폐지, 초과지출 알림서비스 와이슈머 도입 등이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유통 공룡인 롯데그룹을 십분 활용해 영화관,쇼핑,음식점 할인 등의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여전히 실적 개선에 대한 채 사장이 부임한 이후 뚜렷히 개선된 지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채정병 사장이 부임 초기에 '구원투수'라고 불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만큼 그가 내는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됐다"며 "그러나 아직까지도 롯데카드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나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도 낮다고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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