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려는' 금호아시아나 vs '뺏으려는' 호반건설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지키려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아시아나)과 와 '뺏으려는' 호반건설 양사 간 눈치싸움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5개 회사를 상대로 28일 마감된다. 제안서 심사를 거쳐 2∼3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니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특히,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5868만8063주(3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즉,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은 쪽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우선 마음이 급한 쪽은 금호아시아나다. 업계에서 내다보는 금호산업의 '몸값'은 1조 원 안팎이지만, 이미 지난 2011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 유상증자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소진한 바 있어 유동성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그룹 모태 기업 금호고속 인수라는 과제까지 떠안고 있는 것 역시 부담이다.
반면, 후발 주자 호반건설은 기업 수장 김상열 회장이 전면에 나서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피력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김 회장은 "(호반건설의) 자기자본이 2조 원이 넘는데 인수자금을 조달 못 하겠느냐"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손에 넣을 경우 국내 건설업계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9계단 상승하며 15위를 기록한 호반건설과 시공능력 20위 금호산업이 합쳐지면 호반건설은 단숨에 업계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방어'가 절실한 금호아시아나와 '시너지 창출'을 노리는 호반건설 양사 간 기 싸움의 최대 변수는 금호산업의 입찰가격이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려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주식 57%, 약 1천900만주를 사들여야 한다.
문제는 금호산업 기업가치에 더해질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 등 외부요인이다. 현재 주가 기준 2만 원으로 계산하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4000억 원 수준이지만, 예상치 못한 경쟁사의 고액 베팅 등 변수가 작용할 경우 최대 1조 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그룹 경영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라는 점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금호아시아나로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회사"라며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이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외부적 이슈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입찰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때문에 금호아시아나와 호반건설 모두 금호산업의 입찰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호산업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호반건설과 재무적투자자(FI)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등 4개사 등 5곳을 입찰적격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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