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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롯데, 백화점vs면세점 동시 세일 승자는?

  • 경제 | 2015-02-06 11:32
'고객몰이 나선 롯데백화점 본점' '해외명품대전' 5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 앞에 설치된 '해외명품대전' 홍보 문구가 명동의 밤길을 밝히고 있다. /명동=김민수 인턴기자
'고객몰이 나선 롯데백화점 본점' '해외명품대전' 5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 앞에 설치된 '해외명품대전' 홍보 문구가 명동의 밤길을 밝히고 있다. /명동=김민수 인턴기자

롯데백화점이 5일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해외명품대전을 시작했다. 200여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이벤트는 단일 명품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행사는 오는 8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5일과 6일 이틀간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도 동시에 열린다.

하지만 5일 <더팩트>가 찾은 롯데백화점 본점 이벤트홀은 사상 최대 '해외명품 대전'이라는 규모에 걸맞지 않게 고객의 발길이 뜸했다. 지난해보다 50여개의 브랜드가 추가로 참여한 만큼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지만, 고객의 눈길을 잡아두지는 못했다.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해외명품 대전' 코너 건너편 롯데면세점 화장품 코너다.

롯데의 백화점과 면세점간 '집안 경쟁'은 초기국면이지만 일단 면세점이 승기를 잡은듯 하다. 롯데백화점 해외명품대전의 최대 복병으로 롯데면세점이 떠올라 일각에서는 결국 백화점측의 마케팅 기획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 롯데, 면세점vs백화점 동시 세일…백화점은 울상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해외명품 대전'이라는 간판이 여기 저기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은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제품이 판매하고 있었지만, 매대에 몰려들거나 물건을 흥정하는 고객들은 찾기 힘들었다.

한 매장 직원은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방문하긴 했지만 워낙 세일가가 크기 때문에 훨씬 많이 팔지 않는 이상 마진이 안남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어 "돈 많은 고객들은 이쪽이 아니라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으로 바로 간다. 그쪽에 명품 브랜드를 다 집합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우커(遊客) 쇼핑 삼매경' 중국인 관광객들이 롯데백화점 9층 면세점 화장품 코너를 휩쓸고 있다. 그들은 휴대전화로 제품을 검색거나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한껏 쇼핑에 몰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김민수 인턴기자
'요우커(遊客) 쇼핑 삼매경' 중국인 관광객들이 롯데백화점 9층 면세점 화장품 코너를 휩쓸고 있다. 그들은 휴대전화로 제품을 검색거나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한껏 쇼핑에 몰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김민수 인턴기자

그러나 행사장 바로 건너편 롯데면세점 화장품 코너로 발걸음을 옮기자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해외명품대전'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중국인 고객들은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가 모두 모인 면세점에 더 큰 흥미를 보였다.

롯데그룹측은 롯데백화점의 '해외명품대전'과는 별개로, 롯데면세점이 설립 35주년을 맞아 지난달 9일부터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재고소진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화장품 할인 행사는 마치 한국 속 작은 중국을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인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에 점원들 역시 중국어로 말을 걸면서 지나가는 소비자들을 붙잡았다. 혜라·설화수 등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몇몇 브랜드들은 계산대 주위에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이날 중국인들의 화장품 쇼핑 광풍에 휩쓸린 몇몇 한국과 일본 고객들은 "백화점인지 시장인지 알 수 없다"며 "서로 사가려고 하다보니 직원들 서비스도 성의가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해외명품대전' 물량은 많은데 막상 살만한게...

'물량은 많은데 고객은 텅텅' 5일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해외명품대전' 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기엔 다소 한산했다. /롯데호텔=김민수 인턴기자
'물량은 많은데 고객은 텅텅' 5일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해외명품대전' 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기엔 다소 한산했다. /롯데호텔=김민수 인턴기자

사상 최대 규모 명품 이벤트인 만큼 9층 행사장과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의 면적은 전년대비 2배에 달했다. 특히 크리스탈볼룸에서는 에트로, 멀버리, 마이클코어스 등 주요 잡화 브랜드와 프리미엄슈즈 및 프리미엄 패딩·모피 상품군을 진열해, 본격적인 고객 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들의 발걸음은 생각만큼 잦아들지 않았다. 이날 한 브랜드 매대에서 고객을 맞이하던 직원은 "이쪽으로는 중국인 고객들이 거의 안온다" 며 "이번 행사를 사전에 알고 있던 고정 고객이나 우연히 이벤트 소식을 알게 된 국내 손님들이 많이 들렀다"고 말했다.

멀버리나 발렌시아가 등 초고가 명품백들도 30~70% 세일 열기에 동참했지만 행사 시간이 끝나도록 판매대에 진열된 상품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날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코트와 신발을 구매한 한 고객은 "기대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살 만한 게 별로 (상품이) 없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고객을 맞이하던 한 매장 직원은 "행사 첫날치고 찾는 고객들이 많이 없었다. 아마 롯데백화점 9층 행사장과 이곳에서 동시에 진행한다는 걸 손님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한 것에 아쉬워했다.

오늘(6일)까지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진행되는 '해외명품대전'은 7일부터는 롯데백화점 9층 이벤트홀로 자리를 옮겨 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더팩트 | 명동=김민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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