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 LIG손해보험 대표, 분식회계 혐의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이 우여곡절 끝에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를 인수했지만 계속되는 잡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IG손보 최종 인수가격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헌 LIG손보 대표가 1000억 원대 분식회계로 피소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김병헌 대표를 1200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김 대표가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을 회계상에 반영하지 않고 KB금융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는 혐의다.
이번 수사는 KB국민은행노동조합 제3노조(이하 3노조)와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 대표를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데 따른 것이다.
3노조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LIG손보의 보험영업손실규모는 2011년 1009억 원에서 2013년에는 3820억 원까지 급증했다. 2014년에는 4578억 원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노조의 주장대로라면 결국 KB금융은 우여곡절 끝에 4년 연속 적자 운영을 해온 보험사를 인수한 꼴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IG손보 미국법인 손실이 KB금융의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 가격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
실제 KB금융은 IG손보 최종 인수계약을 앞두고 지난해 6월 인수 계약 시 확정했던 인수금액을 10% 인하해줄 것을 LIG그룹에 요구하고 있다. 당초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는데 지불하기로 한 가격은 6850억 원이다.
그러나 계약 이후 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인수가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게 KB금융의 주장이다. 계약 당시 LIG손보 측이 내세웠던 지난해 순이익 예상치는 2578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추정치는 1370억 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지만, 협상 가격과 분식회계 혐의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시일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리더십에 손상이 갈 뿐만 아니라, LIG손보 인수를 두고 금융 당국의 요구에 따라 자세를 낮췄던 것들이 무색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KB금융 측은 "LIG손보 인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이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할 수 가 없다"고 설명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이번 고발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분식회계 내용은 매우 당황스러울 뿐만 아니라 LIG손보는 지금까지 손실액 등에 대해 성실하게 공시했다"며 "내부에서는 이번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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