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vs CJ오쇼핑, 영원한 1등은 없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과 변동식 CJ오쇼핑 사장이 팽팽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어느 한쪽도 완벽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액과 취급고라는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업계 1위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식시장에서 쇼핑 대장주가 9년 만에 CJ오쇼핑에서 GS홈쇼핑으로 바뀌면서 또 한번 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CJ오쇼핑의 주가가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한 달 사이 급락하면서 대장주 자리를 GS홈쇼핑에 내준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너 경영인인 허 부회장과 전문 경영인인 변 사장의 투자 성향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너인 허 부회장이 이끄는 GS홈쇼핑은 모바일 부문에 투자를 강화하거나 통 큰 배당을 결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반면, CJ오쇼핑의 변 사장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택해 시장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CJ오쇼핑의 주가는 21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GS홈쇼핑은 21만6100원에 거래돼 근소한 차이로 CJ오쇼핑을 앞서고 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역시 GS홈쇼핑은 1조4214억 원(코스닥 9위)으로, CJ오쇼핑 1조3258억 원(코스닥 10위)을 앞선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순위가 바뀐 것은 지난달 27일로, GS홈쇼핑 시가총액이 2005년 10월 27일 이후 9년여 만에 처음으로 CJ오쇼핑을 추월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GS홈쇼핑 1조3834억 원, CJ오쇼핑 1조3767억 원이었다.
이는 최근 GS홈쇼핑의 허 부회장이 실적과 무관하게 통 큰 배당정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GS홈쇼핑은 보통주 1주당 7700원씩(시가배당률 3.5%) 모두 480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배당금은 전년(3500원)의 2배를 넘어선다.
반면 CJ오쇼핑은 이렇다 할 이슈가 없는 데다 지난해 실적까지 저조한 터라 올해 들어서만도 주가가 5만 원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두 회사 수장의 투자성향에 따라 시총 순위가 변동한 것처럼 두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실적도 크게 엇갈렸다.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모바일부문에서 GS홈쇼핑이 CJ오쇼핑을 가뿐하게 넘어서면서, GS홈쇼핑의 허 부회장이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이 모바일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벌여왔던 반면 변 사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수적 전략을 택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여전히 CJ오쇼핑은 매출액과 성장률 면에서 GS홈쇼핑에 우위를 점했다. CJ오쇼핑은 3분기에 매출 2870억4700만 원, 영업이익 276억9200만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2% 줄어들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늘어난 2526억47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74억81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9%나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취급액을 보면 GS홈쇼핑이 CJ오쇼핑을 앞선다. 3분기까지 GS홈쇼핑은 모바일사업 확대로 취급액이 8297억7100만 원으로 증가했다. CJ오쇼핑은 국내경기 부진에도 TV채널 판매상품 취급액이 늘어 취급액이 7604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오쇼핑은 공시 의무 기준인 회계상 매출을 잣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GS홈쇼핑은 취급액은 판매한 상품 금액의 합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출액보다는 제품 원가 등 제조업체에 주는 돈을 제외하고 홈쇼핑이 가져가는 취급액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치 물러섬 없는 두 회사의 1위 경쟁은 모바일부문이 확연히 갈랐다. 지난해 3분기 GS홈쇼핑의 모바일 부문은 크게 성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바일부문 취급액이 151.7% 늘어난 1865억 원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의 3분기 모바일 채널의 일평균방문자는 144만 명으로 2분기의 66만 명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CJ오쇼핑 모바일 취급고는 1469억 원으로 기존 추정치 1757억 원을 크게 밑돌았다. 이로 인해 목표주가까지 하향조정되는 굴욕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과 취급고, 모바일부문으로 날선 경쟁을 펼치고 있는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이제는 시가총액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데다 시장 상황까지 여의치 않아 당분간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경쟁도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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