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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차기 CEO, 이정희 부사장 유력

  • 경제 | 2015-01-13 15:31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의 후임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정희 부사장이 차기 사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의 후임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정희 부사장이 차기 사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더팩트 | 변동진 기자]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한 경영인으로 유한양행 고 유일한 박사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이 오는 3월 공채출신 내부 임원중 새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유한양행은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오너가 일가는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보유주식들도 모두 공익사업을 주도하는 재단에 기부, 최근 일부 재벌 일가들의 이른바 '갑질'과 크게 비교됐다.

제약업계에서는 올해로 37년째 근무중인 이정희 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윤섭 사장은 올해 3월 16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의 후임자로 이정희 부사장과 오도한 부사장이 경쟁하는 구도속에서 회사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사장직을 맡을 것으로 내다본다.

유한양행은 1회 연임(모두 6년)만 가능하다는 내부 규정이 있어 지난 2009년부터 회사를 이끈 김 사장은 오는 3월 정기총회에서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정희 부사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모든 업무를 보고받고 있다. 이미 유한양행 경영전반에 대해서 실질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9년부터 회사를 이끈 김윤섭 사장은 오는 3월 정기총회에서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유한양행 제공
지난 2009년부터 회사를 이끈 김윤섭 사장은 오는 3월 정기총회에서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유한양행 제공


특히 유한양행 사장직은 줄곧 순수혈통(공채출신)들이 차지했었다. 김윤섭 사장을 비롯 이 부사장과 오 부사장 모두 유한양행맨이다.

이 부사장은 1978년 공채로 입사해 영업, 마케팅, 경영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었다. 무엇보다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등의 도입 신약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부사장은 1981년 입사해 병원영업, 약품본부 등을 책임진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다만 김 사장이 영업사원 출신인 만큼 연이어 영업 출신을 사장으로 선임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부사장 모두 유한양행을 이끌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정희 부사장이 글로벌 도입 신약 마케팅을 통해 큰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서 무게가 기울어진다"며 "무엇보다 1조 클럽 가입, 업계 1위 기업 등 김 사장과 함께 유한양행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이 이상 더 필요한 명분은 없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차기 사장은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다. 내부 경쟁을 통해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한양행은 고 유일한 박사의 유언으로 오너가 없으며 유 박사 일가 역시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유 박사는 1971년 3월 11일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유 박사는 유언장에 "내가 모은 재산은 모두 여러 사람을 위하는 일에 쓰여야 한다"며 "장남 유일선의 딸 유일링에게는 대학 졸업 때까지 학자금으로 1만 달러를 준다. 둘째 딸 유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둘레 땅 5천 평을 준다. 그 땅을 유한동산으로 꾸며 울타리치지 말고 유한 중·공업고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티없이 맑은 어린 학생들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 달라. 셋째 내 소유 주식 14만 941주를 모두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신탁기금'(유한재단)에 기증한다. 넷째 아내 호미리는 재라가 노후를 잘 돌보아주기 바란다. 다섯째 아들 유일선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고 남겼다.

유일한 박사는 자신의 모든 주식을 유한재단에 기부했으며 그의 딸 유재라 여사 역시 유한동산을 비롯해 개인 소유의 유한주식을 모두 유한재단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변동진 기자
유일한 박사는 자신의 모든 주식을 유한재단에 기부했으며 그의 딸 유재라 여사 역시 유한동산을 비롯해 개인 소유의 유한주식을 모두 유한재단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변동진 기자


또 유재라 여사 역시 1991년 아버지가 남긴 유한동산을 비롯해 개인 소유의 유한주식을 모두 유한재단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장남 일선 씨는 유한양행 부사장으로 지내다 유 박사가 회사에 파벌을 형성해선 안된다는 방침에따라 1968년 퇴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변호사로 활동했다.

유 박사의 이같은 행적은 현재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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