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황원영 기자] 원전 도면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내부 직원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된 한수원이 안이한 대응과 늑장 처리로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수원은 월성1호기 감속재계통 ISO 도면 등 각종 정보가 유출됐음에도 이번 사건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수원 전산망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원전반대그룹 후엠아이’는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원전반대그룹 후엠아이는 지난 15일부터 18일, 19일, 21일 네 번에 걸쳐 한수원에서 해킹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한수원 내부 자료를 네이버 블로그에 공개했고 이후 월성 1·2호기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고리1호기 원자로 냉각시스템 밸브 도면 등을 차례로 공개했다.
21일 공개된 자료는 고리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과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프로그램인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SW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 BURN4 등 4가지에 이른다.
산업통산자원부(산업부)는 한수원 원전 해킹과 관련해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한수원 직원 개인정보 유출 이후 한수원이 보안점검을 실시했으며 운영 안전과 관련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출된 자료 역시 핵심 기술이 아닌 일반적인 기술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역시 유출된 도면은 오래된 것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매뉴얼은 현재 한수원이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도면을 봐도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과 산업부가 “해킹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힌 것과 달리 끊임없이 자료가 유출되는 데다, 핵심 자료가 아니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폐쇄망을 사용하고 있는 한수원 자료가 유출됐다면 향후 원전 내부 자료가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들은 해킹을 주도한 원전반대그룹이 어떠한 조직인지와, 그들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추가 자료들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수원과 산업부는 17일 사건이 발생한 후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이버 경계태세 강화 및 긴급대응반을 구성했다. 하지만 21일 4차 폭로가 이뤄지면서 해킹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한수원은 합동수사단 수사관을 급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원전반대그룹 후엠아이는 향후 지속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2차 공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들은 “(한수원이 이번 일에 대해) 유출돼도 괜찮은 자료라고 하는데 두고 보겠다”며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은 자료가 10만장”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그룹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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