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황원영 기자] 지난 12일 LG전자가 서울중앙지검에 삼성전자 임직원을 고소했다. 그간 삼성전자 세탁기 고의 파손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던 LG전자가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법정 공방을 벌인 것은 2011년 이후 4번에 달한다. 백색가전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대결이 이번에는 어떤 결말을 낼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21일 자료를 내고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위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9월 14일 언론에 자료를 배포해 LG전자 임직원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손괴했다는 요지의 보도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며 “삼성전자가 LG전자 측에 의해 손괴됐다며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세탁기 현물이 훼손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돼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언론사에 제공한 동영상에는 삼성전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세탁기에 여러 차례 충격을 가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 문제가 된 세탁기와 동일한 제품이라면 형사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훼손, 즉 증거위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9월 11일 매장으로부터 해당 세탁기를 넘겨받았음에도 최근에야 증거물을 제출했으므로 증거은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4 기간 중 LG전자가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앞서 베를린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LG전자 임직원이 삼성전자 크리스털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가 ‘고의 파손’을 주장했으나 LG전자는 ‘실수’라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명령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LG전자는 “최근 검찰 수사 협조를 위해 임직원 4명이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 사장은 최근 연말 인사 이후 사업부 단위 조직 개편, 전사 글로벌 전략회의 참석, 내달 초 CES 준비 등을 이유로 CES 이후로 조사 일정을 조율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조 사장이 검찰 출두 명령에 불응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간 가전 1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몇 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을 벌였다.
2011년 3D TV 기술방식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논쟁을 벌였고 이 와중에 삼성전자 임원이 LG디스프레이 직원을 비방한 사실이 알려져 내용 증명이 오간 바 있다.
또한 지난 2012년 8월 삼성전자가 자사 냉장고에 물건을 넣어 LG전자 제품보다 크다는 실험 결과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배포해 논란이 됐다. LG전자가 이에 반발하며 수백억 원 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서울중앙지법에 해당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8월 법원의 권고로 양측이 소송을 취하하며 마무리 했다.
지난 3월에는 에어컨 시장 점유율로 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조사업체 GfK 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정용 점유율 1위’라고 주장했으나 LG전자는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문제 삼아 이를 반박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가 내보낸 TV광고에 대해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송을 벌여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를 검찰에 고소했고 LG디스플레이는 본사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각종 고초를 겪었다. LG디스플레이 임직원 11명이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에 맞서 LG디스플레이도 맞소송을 제기했으나, 정부의 중재로 지난해 9월 양측이 소송을 취하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LG전자 고발과 관련 “사안을 면밀히 파악한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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