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주식시장에서 지난 1년 새 10대 제약사에 대한 투자흐름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대표 김윤섭), 녹십자(대표 조순태), 동아에스티(대표 박찬일), 한미약품(대표 이관순), 종근당(대표 김정우) 등 업계를 이끌던 상위그룹은 주가가 하락한 반면 제일약품(대표 성석제), 일동제약(대표 이정치), 광동제약(대표 최성원) 등 하위그룹은 폭등한 것.
26일 코스닥,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10대 제약사의 1년간 주가변동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크게 오른 회사는 제일약품으로 지난해 8월 26일 1만3750 원(종가)에서 지난 25일 2만9950 원으로 장을 마감해 무려 117.8%나 폭등했다.
그 다음은 일동제약으로 9780 원에서 1만3950 원으로 42.6%, 광동제약 역시 7620 원에서 1만50 원으로 31.9% 올랐다.
일동제약의 경우 올해 초 녹십자와의 적대적 M&A 소문이 돌면서 지난 1월 24일 1만7350 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녹십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다소 수그러들었다.
녹십자는 2012년 12월 환인제약이 블록딜(일괄 매각)로 내놓은 일동제약 주식 177만주(7.07%)를 인수하면서 일동제약의 2대 주주에 오른데 이어 지난 1월 16일에는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12.57%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29.36%까지 높여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일가(34.16%)와의 격차를 4.8%포인트까지 추격했다.
이와 반대로 LG생명과학은 5만1900 원에 달했던 주가가 3만2100 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계속되는 실적하락에도 불구, 수익을 내기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보다 신약개발을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도 각각 31.8%(13만2327 원→9만200 원), 22.3%(13만 원→10만1000 원) 하락했다.
한미약품 측은 R&D비용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 중장기적으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유한양행은 9.2%, 대웅제약 4.0%, 종근당 2.2%, 녹십자 2%로 각각 하락해 대부분 상위권 제약가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김현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에 부가했던 가치가 많이 줄어 투자 패러다임이 변했다”며 “이 전에는 신약을 개발해 수출을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인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쏘시오그룹, 종근당, 한미약품 등이 더 좋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지켜본 결과 국내사들의 R&D(연구개발)도 문제가 있지만 마케팅력이 많이 부족했다”며 “좋은 약이냐 마케팅이냐를 놓고 보면 당연히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주사 전환도 문제가 있다”며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사업군을 자회사로 편입해 의약품 사업만 남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약업체들은 약만으로 계속 성장할 수 없다”며 “최근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약가를 대폭 내리는 등 정부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의약품 외적인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재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광동제약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삼다수, 비타500, 힘찬하루 헛개차 등 의약품 외 사업군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일약품은 그간 커버하는 증권사도 없었고 다른 회사의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저평가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도 좋고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은 안정적인 회사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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