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황원영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자회사인 케이티스(KITS)와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든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업계가 예상하던 돌풍은 몰아치지 않았다. KT는 하루 평균 몇 십 건에 불과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홈쇼핑 진출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며 KT에 비해 승승장구, 양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케이티스와 미디어로그는 하루 몇 십 건에서 몇 백 건에 이르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SK텔링크와 CJ헬로비전 등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이 하루 평균 1000건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에 비해 미미한 성적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당시,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대기업 진출은 알들폰 시장 과점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자회사에 대한 우회지원, 대기업 시장 장악 등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쏟아졌다.
이를 의식한 이통사가 자회사 알뜰폰에 대한 마케팅 등을 자제하면서 업계가 예상하던 ‘돌풍’은 몰아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반면, LG유플러스 실적을 두고 진출 한 달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시각도 있다.
8월 들어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1일 219건, 4일 516건, 5일 453건, 6일 579건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7월 중순 50~80건을 기록하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미디어로그는 지난달 말 홈쇼핑에 입점했다. 이달 7일과 8일에는 705건, 701건의 가입자를 유치해 홈쇼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반면 KT자회사인 케이티스는 지난달 16일 7건을 기록한 이후 하루 평균 10건 정도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미디어로그가 700건을 넘긴 이달 7일과 8일에도 KT는 각각 7건과 10건의 실적만 올렸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한 지난달 17일 역시 21건에 그쳐 미디어로그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케이티스는 현재 별도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유심요금제만 출시한 상황이다.
케이티스는 M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지난달 4일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값 망내 무제한요금제’ 등을 앞세워 같은 품질의 서비스를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자의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 등 이용패턴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내놨으며 국내전화와 국제전화, 데이터를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도 내놨다.
하지만 유심요금제가 소비자의 지지를 폭넓게 얻지 못하면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티스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자사 요금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디어로그는 유모비(Umobi)라는 브랜드로 지난달 9일 해당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LG유플러스 동종 요금제 대비 50% 이상 저렴한 점을 앞세우며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14종에 이르는 다양한 요금제도 특징이다. 이중 14종의 요금제를 LTE 특화 요금제로 구성, 알뜰폰 시장 중에서도 LTE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이통3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시장점유율 제한 조건에 따라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없다. SK텔링크가 이미 16%를 차지하고 있어 케이티스와 미디어로그는 나머지 점유율 33%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초반 분위기를 미디어로그가 이끌어 가면서 케이티스 역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를 의식해 다소 몸을 낮춘 이통사 자회사가 점차 마케팅 경쟁을 펼치며 알뜰폰 시장에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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