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혜 기자]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 사기 대출 등의 악재가 잇달았지만 4대 금융지주가 모두 높은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핵심이익 기반인 이자이익 및 수수료 이익이 늘어난 동시에 일회성 손실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줄줄이 악재 속, 4대 금융지주 실적 '선방'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는 상반기 7652억 원의 그룹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3.1% 늘어난 수치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의 유가증권 손상차손(1206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소멸한 것이 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136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6%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지난 2010년부터 5년 연속 그룹 상반기 실적 1조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해 "2013년 대비 순이자마진(NIM) 안정, 대출 성장률 증가, 자산건전성 개선 및 대손비용 감소 등 근본적인 이익기반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도 상반기 누적 6101억 원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6% 불어난 규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호한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 증가로 전반적인 핵심이익이 증가했다"며 "비용 효율화에 의한 판관비의 적정수준 관리 및 충당금 안정화로 인한 경상이익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1일에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익은 83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1분기 실적을 합치면 상반기 1조 원을 넘어선다. 우리금융의 실적 개선은 지난 4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에 따른 법인세 6043억 원이 환입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도 적었다.
◆하반기 실적, 대기업 구조조정 영향에 '먹구름'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했지만 일회성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3분기에 접어들면 성장세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에 동부그룹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충당금 부담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은행들의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동부제철에 투입된 은행권 여신이 2조 6000억 원에 달해 충당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주회장 및 은행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규모 징계도 예고되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그룹 구조조정 등으로 은행권에 충당금 적립 요인이 발생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3,4분기에는 고정금리 대출 증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때문에 실적이 상반기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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