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 인턴기자]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주말을 맞아 유명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빼빼로를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더팩트>이 찾은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빼빼로 이외에도 수입산 초콜릿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었다. 이마트·홈플러스 영등포점, 롯데마트 서울역점 또한 역시 빼빼로 유사상품 등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 백화점·대형 마트, 빼빼로 데이는 초콜릿 밀어내는 날?
11월11일 숫자가 롯데제과의 막대 형태 과자인 빼빼로와 닮았다고 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간 빼빼로 데이. 이날을 맞아 유명 백화점과 대형 마트들은 빼빼로는 물론 고가의 수입산 제품들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9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백화점 내·외부에 초콜릿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빼빼로뿐만 아니라 고가의 수입산 초콜릿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은 본관 건물 밖에서부터 초콜릿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스위스 린트 린도 어쏘티드(500g)를 3만2000원에, 스위스 린트 밀크 린도볼(150g)과 린트 린드 밀크 씬(125g)을 각각 3만2000원과 1만2000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미국 하와이안 다크초콜릿(198g)을 2만원에, 마카다미아 메들리(170g)을 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빼빼로 데이 기획(1.4kg) 상품을 3만2400원에 판매하고 있어 빼빼로를 둘러싼 과도한 마케팅이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에서 초콜릿 상품을 파는 한 직원은 "빼빼로도 잘 나가지만 수입산 초콜릿은 더 잘 나간다"며 수입 초콜릿을 구매하라고 부추겼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 안에 있는 루시카토 브랜드는 루시카토 9일 D세트(빼빼로 9개+통쿠키 3개+마카롱 1개)를 3만5500원에 판매하고 이밖에도 유사 제품이 보통 3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형 마트는 빼빼로 과대 상품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빼빼로와 비슷한 막대과자인 '포키'를 10만원이 넘는 14만4000원에 선보인 것이다. 정가는 18만4320원이었다. 직원은 "14만4000원까지 할인이 되면서, 구매시 3만원 상품권을 지급해 11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좋은 기회다"면서 구매를 유도했다.
이 상품을 사간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사간 사람이 있다. 없으면 진열해 놓겠느냐"고 말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2만원 이상 구매시 5000원 할인'이라는 광고 문구를 붙여놓고 빼빼로를 판매하고 있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젊음의 메카 신촌도 상황은 비슷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식품관에 수입 초콜릿과 국산 막대 과자를 따로 분리해 판매하고 있었다. 초콜릿은 판매하는 한 직원은 "일반 빼빼로는 평소에도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다. 여자 친구 사줄 거라면 이왕이면 수입 초콜릿 제품으로 해야 더 멋있어 보이지 않겠느냐"며 값비싼 수입 초콜릿 구매를 독촉했다.
◆ 20대보다 돈 더 쓰는 10대, 과소비 촉진 '상술'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빼빼로와 유사제품, 초콜릿 등은 단품들을 묶어 대형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품을 교묘히 대형으로 만들어 과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20대 정모 씨는 "아무래도 모양이 예뻐서 한 번 더 보게 된다. 그러나 가격도 비싸고 상술이 눈에 보인다"고 업체의 상술을 꼬집었다.
반면 20대 초반부터 10대 학생들은 생각이 달랐다. '남들이 하니끼', '싼 거는 오히려 창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를 찾은 김모(18)군은 "여자 친구가 아무래도 하트 모양을 더 좋아할 것 같아 비싸더라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친구와 이마트를 들른 서울 윤중중 2년 김모 양은 "친구들끼리 서로 선물을 해주기 위해 빼빼로를 사야 한다. 누가 더 큰 것을 샀느냐가 우정의 크리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를 들른 서울 영락고 1년 천모 양은 "빼빼로 상품이 비싸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하는 것 같다. 돈은 아깝지만 3만원대 상품을 고르고 있다"고 생각을 말했다.
오히려 성인들은 적당한 가격대의 초콜릿을 구매하면서 빼빼로 데이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신세계백화점을 들른 직장인 서모 씨는 "직장 동료들과 약소하게나마 나눠 먹기 위해 빼빼로를 샀다. 할인 판매도 하고 있고 1만원대 상품으로 직장 동료와 나눠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을 들른 직장인 박모 씨는 "대체로 싼 빼빼로를 구매했다. 굳이 포장된 비싼 빼빼로를 살 필요가 있겠느냐"면서도 "빼빼로 가격이 생각보다 높아 놀랐다. 학생들에게는 부담될 것 같다"고 말했으며, 현대백화점을 들른 대학생 이모(20)씨는 "여자 친구 선물을 사기 위해 왔다. 가격은 부담되지만 여자 친구가 은근히 큰 선물을 바라고 있는 눈치여서 어쩔 수 없이 고가의 상품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 여자 친구의 친구들과 빼빼로 크기 비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각 업체는 대형 포장된 빼빼로를 '데이(Day) 마케팅' 차원에서 대형삼품으로 기획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판촉직원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하트모양, 별모양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기획자와 영업 담당자들이 협의해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이 있었다는 질문에 대해 관계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일부 소비자가 있을 수도 있다"며 "원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안 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기존 막대 과자 제품들을 별도 기획화 해서 케이스가 큰 대용량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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