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범경기 2승, 평균자책 8.44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괴물투수' 류현진의 2013년 시즌 성적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해 거둔 성적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기록이다. 류현진은 이듬해인 2014년에도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승승장구할 거 같던 류현진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었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이후 2시즌(2015~2016년) 동안 단 1경기에 등판하며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해 재기를 알렸지만, 2013년과 같은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2017시즌 25경기에 나서 5승9패 평균자책점 3.77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저스가 29년 만에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류현진은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와신상담. 2018시즌 류현진은 '어게인 2013(Again 2013)'을 외치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려보다 기대를 갖게 한다. 내침김에 올 시즌 지금까지 밟지 못한 시즌 15승 고지도 노려볼만 하다. 여건도 무르 익었다. 직구와 커브 비중을 늘리며 신무기도 탑재했다. 올 시즌 류현진을 상대할 타자라면 머릿속이 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류현진은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주로 뿌렸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직구와 커브를 새롭게 장착했다. 효과는 프리시즌에서 톡톡히 빛을 발하고 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5피안타 1실점) 동안 삼진 6개를 잡았다. 삼진을 잡은 결정구는 직구 3개, 컷패스트볼 1개였다. 이날 전까지 3이닝, 투구수 62개가 최다였던 류현진은 투구 수를 75개로 늘리며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류현진의 직구와 커브의 위력은 2회 빛났다. 류현진은 2회 1사 1루에서 콜 칼훈을 바깥쪽 컷패스트로 돌려 세웠다. 이어 2사 만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마킨 말도나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높은 타점에서 시작한 공은 포수 앞에서 바운드될 정도로 큰 낙차를 보였다. 위력적인 커브에 말도나는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마지막 스윙을 했다. 옥에 티가 있다면 4회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당한 불의의 일격이다. 발부에나는 무릎이 땅에 닿을 정도로 낮은 자세에서 류현진의 볼을 받아 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두 번째 피홈런이다.
5회 류현진은 킨슬러, 트라우트 업튼을 모두 범타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야시엘 푸이그(2회), 에르난데스(3회), 코리 시거(5회), 코디 벨린저(6회)의 솔로 홈런 만으로 4점을 뽑은 다저스는 4-3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8.44(10⅔이닝, 10실점)다.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류현진은 긴 부상의 터널을 빠져 나온 모습이다. 시행착오 끝에 이날 경기에서 직구와 커브의 위력까지 가다듬은 류현진의 모습은 확실히 우려보다 기대에 방점을 찍게 한다. 류현진은 한 차례 더 시범경기 마운드에 올라 최종점검을 마친 뒤 다음 달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로 2018 정규시즌 시작을 알린다.
'어게인 2013'. 괴물의 귀환이 기대된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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