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영입했던 투수 다르빗슈 유는 7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잔류를 희망했다. 다르빗슈는 이번 오프시즌 FA로 시장에 나온다. 이번 월드시리즈 3차전과 7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모두 2회를 못넘기고 각각 4실점과 5실점으로 무너졌던 그는 다저스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가 팀에 남을 수 있을까? 전망은 부정적이다.
다저스가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당일인 지난 8월 1일(한국시간) 유망주 3명을 내주고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다르빗슈를 받아들였을 때부터 그의 시즌 후 계약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당시 다저스가 영입할 수 있었던 특급 투수는 다르빗슈 외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저스틴 벌랜더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소니 그레이가 있었다. 벌랜더는 유망주를 내주는 것 외에도 디트로이트와 최소 2019년까지 총 5천600만달러 계약이 남아있어 거액 연봉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레이는 영입과 동시에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데려올 수 없었다. 다르빗슈는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린다는 점에서 트레이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했다.
다저스는 가능한 한 출혈을 줄이면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다르빗슈를 선택한 것이다. 즉, 장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영입한 선수다. 결국 그레이는 뉴욕 양키스로, 벌랜더는 휴스턴으로 가게 됐다. 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물론 다르빗슈는 이닝 소화 능력 등에서 여전히 선발투수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다르빗슈의 계약 총액이 최소한 1억5000만달러(약 167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 중량감 있는 선발투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30세 이상으로 이전까지 투구수가 많았던 투수와 장기 고액계약에 소극적이다. 그런 투수들이 급속도로 노쇠화한다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이전 애드리안 곤잘레스, 앤드리 이디어 등과 부실화된 장기계약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 체제에서는 이전 프런트와 달리 5년 이상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오프시즌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과 5년간 80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이 거의 유일한 예외다. 지난 여름 다르빗슈의 에이전트가 FA 계약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수준(7년 총액 1억7500만달러)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다저스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다르빗슈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두 경기에 등판해 호투하면서 몸값을 높였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의 부진으로 시장에서의 가치가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다저스 잔류를 원한다면 기간과 총액에서 어느 정도 양보해야 협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더 좋은 조건으로 갈 팀이 있는데도 다르빗슈가 타협할 이유는 없다. 다르빗슈가 양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저스가 그를 필요로 할지는 의문이다. 다저스의 선발진은 그 없이도 리그 정상급 수준이다. 류현진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무엇보다 다저스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도 있다. 다르빗슈를 데려온 것은 이번 월드시리즈 7차전같은 중요한 순간에 제몫을 해주기를 바랐던 것인데 그러지 못했다. 다르빗슈는 다음 시즌 다저스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공산이 크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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