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29일 KIA 임창용과 넥센 김세현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임창용은 지난 9일 넥센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서 3실점, 패전투수가 됐고 그 다음날 자청해 2군으로 내려갔다. 김세현은 15일 NC전에서 ⅔이닝 동안 6실점으로 무너졌고 17일 올시즌 들어 두 번째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임창용은 2015년, 김세현은 지난해 세이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두 시즌 최고의 구원투수였던 이들은 올해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 평균자책점이 임창용은 5.06, 김세현은 8.05다. 둘 모두 마무리투수 보직도 내놨다. 퓨처스리그에서 점검을 마치고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세이브왕 출신들이 흔들리고 있는 올시즌 최고의 구원투수는 NC 임창민이다. 29일 현재 21세이브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한화 정우람, kt 김재윤에 8개 차로 앞서 있다. 물론 팀 성적의 영향도 있다. 임창민은 세이브뿐 아니라 세이브 기회도 23번으로 가장 많다.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는 두 차례만 나와 세이브와 블론세이브를 하나씩 기록했다. 이에 비해 소속팀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정우람과 김재윤은 상대적으로 세이브 기회가 적다.
그렇다고 해도 마무리투수로서 임창민의 안정감은 발군이다. 평균자책점이 2.00으로 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가장 좋으며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94로 가장 뛰어나다. 삼진/볼넷 비율이 4.6 :1로 매우 훌륭하다. 정우람은 임창민보다 제구가 좋고, 김재윤은 임창민보다 구위가 뛰어나지만 임창민은 구원투수로서 갖춰야 할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워낙 성적이 좋고 강력한 인상을 주다 보니 올스타투표에서도 마무리투수 부문 1위가 확정적이다.
국내프로야구에는 올시즌의 임창민보다 훨씬 더 강력한 마무리투수들이 있었다. 해태의 선동열, 한화의 구대성, 삼성의 오승환, 그리고 임창용이다. 바로 그 임창용이 임창민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
임창민은 임창용의 광주대성초등학교 9년 후배다. 해태팬이었던 임창민은 무등야구장을 찾아 학교 선배인 임창용을 응원하곤 했다. 때가 되면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임창용을 보며 야구를 했다. 임창민은 초등학생 시절 모교를 찾은 임창용에게 친구들과 함께 몰려가 사진을 찍은 추억을 밝힌 적이 있다. 그렇게 임창민에게 임창용은 자랑이자 목표였다.
임창용이 불혹의 나이로 33세이브를 올리며 타이틀을 따냈던 2015년, 임창민은 31세이브로 2위를 차지했다. 임창용과 경쟁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던 그는 2년이 지난 지금 예전의 임창용처럼 '불패'의 이미지를 짙게 하면서 세이브 순위의 맨 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힘겨운 2군 생활을 이겨내고 성공한 투수가 된 임창민에게, 항상 최고였던 임창용의 2군행은 정말 낯선 모습이다. 선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투수가 됐다는 자부심과 세월의 흐름에 대한 안타까움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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