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 현대캐피탈 사장 출신이자 17대 국회의원,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3월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등 그동안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협회 내부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고소하는 등 극심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결국 6월, 3개 단체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통합하고 9월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시·도협회 회장 인준 등이 늦어지면서 예정보다 2개월이나 늦은 오는 30일 오후 2시 회장 선거를 치른다. 야구계는 '지금이 아마 야구의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의 아마 야구를 구원할 구원투수로 '야구계의 전설' 김응룡 전 한화이글스 감독과 일전을 앞두고 있는 'CEO 출신 야구인' 이계안 이사장의 당찬 포부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들어봤다.
◆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야구와 소프트볼에서 인생을 배웠다. 1차 중학교 시험에서 떨어진 후 어깨가 축 늘어진 채로 입학한 학교가 야구 명문 경동중학교다. 맨손으로 하는 소프트볼이 인상적이었다. 야구는 1스트라이크 아웃이 아니다. 야구는 3아웃이다. 중학교 시험에 실패했지만 인생이 끝난 게 아니라는 용기를 얻었다. 이후 1998년 46살에 현대차와 법정관리에 빠져있던 기아차를 통합하는 사장직에 올랐다. 당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존망의 기로에 서 있었다. 또 2001년 카드대란 때는 현대카드 회장직에 올랐다. 야구로 치면 구원투수가 됐다. 그 때 믿었던 게 야구의 정신이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볼 네개는 힘껏 던질 수 있다. 단 포수는 포수대로, 야수는 야수대로 제 몫을 한치의 에러없이 해준다는 믿음이 있을 때다. 최고 경영자 시절 '야구처럼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회사 경영도 각자 자가 몫을 다한다는 전제로 해서 조금 더 잘하자는 것이다. 야구에서 인생의 철학과 가치를 배웠다. 야구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 핵심 공약인 109억 규모 재단 마련 방안은 무엇인가?
'재단법인 109로 행복한 대한민국' 설립과 '109 후원 클럽' 결성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109억원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사재 10억원을 마중물로 내놓고 나머지 99억원을 매년 25억원씩 4년간 마련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 마련할 수 있다. 전 다양한 펀드레이저(fundraiser·기금모금활동 전문가) 경험을 갖고 있고, 주변에 기부에 동참할 충분한 인적 네트워크도 있다. 기부자에게 있어 중요한 건 명분이다.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회계감사를 철저하게 외부에 맡기겠다. 이미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대표팀의 브랜드 사용료, 목동구장 광고, 다양한 마케팅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109억 규모 재단 마련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공약이다.
이계안 후보는 지난 14일 야구 콘서트에서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협회 운영의 탈정치 ▲아마추어와 프로가 상생하는 야구 생태계 조성 ▲재단법인 '109로 행복한 대한민국' 설립과 '109 후원 클럽' 결성 ▲야구소프트볼협회의 행정서비스센터화 ▲협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여자야구와 소프트볼 지원 확대 및 장애인 야구·소프트볼 활성화 ▲KBO와 협력체제 구축 ▲야구대표팀 브랜딩 ▲심판학교 활성화 ▲야구 외교 강화를 내세웠다.
◆ 비(非)야구인 출신이 회장을 맡아 협회가 분열됐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
대한야구협회가 분열된 건 지금까지 협회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왜 정치가나 기업가의 책임인지 묻고 싶다. 정작 구속된 사람들은 야구인이다. 정치가나 기업인의 잘못이 현재의 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야구인이란 야구선수 출신만 말하는 게 아니다. 야구인에는 선수도 있지만 심판도 있고, 프론트도 있고, 협회를 경여하는 경영진도 있다. 야구인의 범위를 야구선수로만 한정하는 건 옳지 않다
◆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가능성은?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매년 1000명이 졸업해서 100명만 프로로 간다. 900명이 낭인으로 떠도는 현재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 학업과 생활 엘리트 체육을 통합해야 한다. 생활 속 야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학교 교육 역시 정상화되어야 한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상호의존하고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아마추어 야구가 쇄락하면 프로야구도 쇄락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시린 법이다. 순망치한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 여기에 실업야구와 사회인야구 아마추어 야구, 프로야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도쿄올림픽은 메달도 가능하다고 본다.
◆ 경쟁자인 김응룡 후보에 대해 칭찬한다면?
저 또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 팬이다. 한국 야구계에 선수와 감독으로서 큰 족적을 남긴 훌륭한 분이자 살아있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분이다. 다만 위대한 야구선수 출신이라고 해서 야구행정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영학에 대한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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