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TF현장] 빵 터졌다! '돌부처' 오승환, 시상식장 웃음바다 만든 사연

  • 스포츠 | 2014-12-08 12:41




오승환이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14 넷마블 마구마구 일구 시상식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오승환이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14 넷마블 마구마구 일구 시상식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리베라 호텔 = 이준석 기자] '돌부처도 웃길 줄 안다!'

"올해 받으면 다음 해는 못 받는 거죠?"(웃음)

자칫 뻔한 이야기가 나올 법한 시상식 수상 소감.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형식적인 이야기 대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주인공이 나오면 좌중은 금세 웃음바다로 변한다. 고요한 강에 돌이 툭하고 떨어지면 작은 물보라가 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2014 넷마블 마구마구 일구 시상식이 열린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 수상자들은 대부분 그렇듯이 비슷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수상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오승환(오른쪽)이 특별 공로상을 받은 뒤 류현진과 악수하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오승환(오른쪽)이 특별 공로상을 받은 뒤 류현진과 악수하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시상식 분위기도 굳었다. 적막했다. 사회자로 나선 정찬우 XTM 스포츠 캐스터와 윤희정 yunana 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진행 코멘트가 시상식장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취재진과 참석자들도 당연하고 익숙하다는 듯 이런 분위기를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가 수상 소감을 말하는 순간 시상식장 분위기는 '빵' 터졌다. 딱딱하게 굳은 얼음이 단숨에 깨지는 것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돌부처'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은 지난해 수상자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에게 상을 받았다. 오랜만에 야구계 후배를 봤기 때문일까. 입가엔 싱그런 미소가 가득했다.

트로피와 많은 꽃다발을 들고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에 들어와 뜻깊은 상까지 받아 기쁘다. 훌륭한 선배님들께서 주시는 상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승환(오른쪽)이 류현진에게 특별 공로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오승환(오른쪽)이 류현진에게 특별 공로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리베라 호텔 = 배정한 기자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짓궂은 미소를 지은 오승환은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자리에 와서 보니 일구회 시상식에선 시상자가 있고 수상자가 있다. 올해에 상을 받으면 다음 해엔 타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아쉽다. 내년에도 시상자가 아닌 수상자로 다시 이 자리를 빛냈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적막한 분위기가 단숨에 깨졌다. 좌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찬우 캐스터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오승환의 발언 때문에 일구회의 시상자 및 수상자의 기준이 바뀔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오승환의 농담에 힘을 실었다. 이날 오승환은 꽉 막혀 있는 고속도로를 한 방에 뚫을 수 있을 것 같은 마법을 부렸다. 유쾌한 농담으로 굳은 분위기를 깼다. 마운드에서 무표정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돌부처'도 웃길 줄 아는 남자였다.

nicedaysk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