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갖가지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죠. 축구의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부터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의 세계까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하게 설명하기엔 모호한 정보들이 종목마다 넘쳐 납니다. 그래서 <더팩트>가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할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가 성심성의껏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보내 주세요. 스포츠와 관련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도,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4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매디슨 범가너는 MVP로 뽑혔습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순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범나너의 기록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야구 팬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중계방송이 끝나고 스코어 박스를 화면에 내보내면서 승리투수에 범가너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내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범가너는 세이브 투수로 정정됩니다. 승리투수 선정을 두고 혼선이 오면서 주인공이 수정된 것입니다. '기록의 스포츠' 야구에서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는 승리투수 요건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려 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에 있는 규칙을 보면 승리투수에 대해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선발투수의 승리투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발투수는 최소한 5회를 완투한 후에 물러나야 하며 교체 당시 자기 팀이 리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리드가 경기종료까지 유지되었을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원승리투수 요건은 다소 복잡합니다. 선발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다면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승리투수를 결정합니다.
'선발투수가 던지고 있는 동안 승리 팀이 리드를 잡고 그 리드가 경기 끝까지 이어졌을 경우, 승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하였다고 기록원이 판단한 1명의 구원투수에게 승리투수를 기록한다'
월드시리즈 7차전이 이 상황에 해당됩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투수 팀 허드슨이 1.2이닝(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던지고 2-2로 맞선 2회 2사 1, 2루에서 제레미 아펠트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아펠트는 아오키 노리치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4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은 4회초 1점을 올립니다. 아펠트는 3-2로 앞선 5회 범가너에게 바통을 넘겼고 범가너가 5이닝 2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투구? 참 주관적인 표현입니다. 그래도 이날 경기를 본 야구 팬들은 범가너가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효과적인 투구에도 결정 기준이 있습니다. '1. 리드 시점 2. 투구 횟수(이닝)가 많은 투수 3. 먼저 나온 투수 4. 투구내용이 좋은 투수'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펠트는 샌프란시스코가 리드를 하는 시점에 마운드를 지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범가너가 투구 횟수와 투구 내용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1순위 리드 시점에 마운드에 있지 않았습니다.
월드시리즈 7차전을 중계한 송재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기록적으론 맞습니다. 선발투수가 5이닝을 못 챙겼고 아펠트도 효율적으로 던지고 내려갔다. 범가너가 이틀 쉬고 나와서 완벽투를 했지만, 기록으로 보자면 아펠트가 승리투수, 범가너가 세이브 투수가 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송 위원도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승리투수를 범가너에게 줬어도 크게 무리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리원칙을 따지자면 아펠트가 승리투수가 맞기에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라면서 "(아펠트가 리드 시점에 있었어도) 부진했다면 범가너에게 승리투수를 줬을 것이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위원은 "경기가 끝날 때쯤 5이닝 세이브라고 했는데 스코어 박스에 범가너가 승리투수가 돼 있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정리를 했다"며 중계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도 털어놨습니다.포스트시즌에서 5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챙긴 선수는 범가너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더 아쉬운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지난 2002년 9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호아킨 베노아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수확했습니다. 당시 선발인 아론 미에테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공 4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토드 반 포펠에게 넘겼습니다. 반 포펠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이날 등판을 마쳤습니다. 2회초 타선이 3점을 뽑으면서 리드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베노아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7-1 승리를 지켰고, 승리투수가 아닌 '세이브'를 거둔 투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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