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관련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소통 채널을 수립한다. 무역 협상에 더해 AI 분야에서도 충돌 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다가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협의 범위가 넓어지는 행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약 8시간 동안 협상을 마친 뒤 무역과 AI 분야에서 매우 성공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했다. 양국은 AI 문제를 다룰 정례 협의체인 '미중 AI 대화'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AI가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로 번질 경우 양국이 서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통보 체계도 제안했다. 통제하기 어려운 AI 시스템이나 비국가 행위자의 사이버 공격 등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약 두 달 뒤 중국 선전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AI 기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세계 1·2위 AI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보다 투명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AI에 대해 논의했다는 정도만 전하면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AI 협력이 실제 안전 기준 수립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역 분야에서는 비전략적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 인하 대상을 추리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아울러 양국은 지난 5월 합의한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절차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중국산 소비재와 저기술 제품, 미국산 에너지·농산물·의료기기 등이 잠재적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첨단 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문제는 이번 AI 협상의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에서는 뚜렷한 진전이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측은 중국이 기존 합의에 따라 희토류 자석과 핵심 광물의 대미 공급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중 간 기존 관세 휴전은 오는 11월 10일 종료될 예정이어서 정상회담에서 연장 여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뉴욕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워싱턴에서 만나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 현안을 조율하는 자리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23일부터 25일까지 예정돼 있으며, 양국 정상은 무역과 AI를 비롯해 경제·안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이다.
kimsam11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