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격침에 미군기지 미사일 타격…미·이란 보복전 확산


美, 이란 유조선 5척 격침·항공사 제재
이란, 요르단 미군기지 탄도미사일 공습 맞불

미국과 이란이 8일(현지시간) 공격을 주고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맞보복 군사 충돌이 확산하면서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이 유조선 격침과 미군 기지 미사일 타격 등 직접적인 무력 행사를 주고받음에 따라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기감도 팽배해지는 모양새다.

미 중부사령부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미군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미 해군 함정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오만만과 하르그섬 인근에 정박 중이던 이란 유조선 5척(카비즈, 차르미나르, 호라이즌 1, 리에스코, 데리야)을 공격해 파괴했다.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해당 유조선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역내 대리 세력에 자금을 대는 '그림자 네트워크'에 활용됐을 것이라며 "미국 군함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성공적으로 회피했으며 미군 측 인명 피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차단해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미군의 '유조선 대 유조선(tanker for tanker)'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8월 말 이란 공격을 재개한 이후 이란 유조선을 직접 겨냥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콜롬비아 방문 중 기자들에게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려 할 때마다 유조선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맞서 혁명수비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혁명수비대는 준관영 타스님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요르단 알 아즈라크 기지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해 "파괴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 F-35 등 주요 전투기 정비·배치 시설과 격납고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다만 요르단군 측은 발사된 미사일 20발 중 18발을 요격했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양국의 공방은 주변 걸프국으로까지 번질 기세를 보이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테러리스트 미군이 이란 유조선 여러 척을 겨냥해 적대행위를 벌인 데 따라 쿠웨이트와 바레인 항구 인근에 있는 모든 유조선 선원에게 경고한다"며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이들 테러리스트를 수용하며 그들의 행동에 가담하고 있다. 정박이제 있든 부두에 있든 선박이 공격받을 것이므로 즉시 배에서 떠나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의 무인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고 주장하는 등 해상 통제권을 둘러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군사적 충돌 외에 미국의 고강도 경제 제재도 병행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란 정권의 불법 수송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 민간 항공사 27곳을 포함해 총 36개 개인·업체·기관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수송로다. 실제로 8일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99.46달러까지 치솟는 등 고유가 쇼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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