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대규모 재정적자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감세 연장 등이 맞물리면서 미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총 연방정부 부채는 전날 기준 40조470억달러를 기록했다. 원화로는 약 5경5600조원 규모다.
미국 국가부채가 30조달러를 처음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이다. 약 4년 반 만에 10조달러가 추가로 늘어난 셈이다. 10년 전 미국 국가부채는 19조4000억달러 수준이었다.
국가부채는 미국 연방정부가 상환하지 않은 국채 원금의 총액이다. 민간과 금융기관, 외국 투자자 등이 보유한 '대중 보유 부채'와 사회보장 신탁기금 등 연방정부 내부 계정이 보유한 '정부 내부 보유분'을 합산한 수치다.
18일 기준 대중 보유 부채는 32조2660억달러, 정부 내부 보유분은 7조7820억달러로 집계됐다. 재정 건전성을 평가할 때는 정부 내부 보유분을 제외한 대중 보유 부채가 주로 활용된다.
재정적자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미국의 7월 재정적자는 4323억달러로, 2021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누적 적자는 1조8000억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수준을 넘어섰다.
부채 규모만으로 곧바로 경제적 위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40조달러 돌파는 미국의 재정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CNBC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경기부양 지출 등으로 재정적자가 수년간 누적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중 보유 부채 비율이 100%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고령화로 메디케어와 사회보장 지출은 늘고 있지만 의회가 감세를 반복적으로 연장·확대하면서 세입은 지출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세입보다 더 많이 쓰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부채 규모도 커지는 흐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최근 재정적자가 GDP의 6% 수준으로, 통상 전쟁이나 경기 침체기에 나타나는 큰 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현행법을 전제로 GDP 대비 대중 보유 부채 비율이 10년 뒤 120%, 30년 뒤 17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미국은 국채가 세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미국 국채는 유동성이 높고 수요가 꾸준해 시장 안정성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다.
다만 재정 불안은 금융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미국 재무부는 장기물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국가부채가 상징적 기준선인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금리 흐름이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