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임영무 기자] 미국과 이란 정권이 핵 문제 해결과 경제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고위급 대면 협상의 막을 올렸다.
협상장 내부에서는 중동의 전면 휴전과 양국 관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언급하며 낙관론이 흘러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외에서 군사적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장악까지 거론하며 고강도 압박 조치로 이란의 기세를 꺾는 ‘화전양면(和戰兩面)’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대면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회담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의 중재 하에 진행되는 4자 회담 형태다.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대표로 나섰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공개 인사말을 통해 이란 측에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 회담 모두발언 "이란 지도부가 역내 불안정을 유발하는 행위를 멈추고 핵 개발 야망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 종료는 이미 달성된 만큼 이제는 중동의 관계를 영구적으로 바꿀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때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강하게 반발해 온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세 지속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부터 전면적인 역내 휴전을 실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미 지난 몇 시간 동안 큰 진전이 있었고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고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중재인들의 리더십 찬사 속에 이란 대표단은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협상장의 온화한 분위기와 달리 장외에서 들려온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서슬 퍼런 경고로 가득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세를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이라 주장하며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장외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레바논에서 혼란을 책동하고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는 자신들의 대리세력(헤즈볼라)을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고 저격하며 "그러지 않는다면 지난주보다 훨씬 더 강력한 강도로 이란을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이란의 최후 보루인 '호르무즈 해협 폐쇄 카드'를 향해서도 뿜어져 나왔다.
폭스뉴스 트레이 잉스트 기자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 봉쇄를 실행에 옮길 경우 "국가를 잃게 될 것이며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어조로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필요시 해협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며 그들을 박살내고 통행료를 직접 징수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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