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기독교 혐오' 범죄 만연…수녀 넘어뜨리고 발길질도


유대교 추정 30대 남성 범행 뒤 체포
"종교적 다원주의에 대한 직접 공격"

이스라엘에서 유대교도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대낮에 프랑스 수녀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제 사회에 큰 중격을 주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엑스) 갈무리

[더팩트ㅣ이태훈 기자] 이스라엘에서 유대교도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대낮에 프랑스 수녀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유대교도에 의한 기독교 혐오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각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 예루살렘에서 프랑스 수녀를 폭행한 혐의로 한 유대인 남성을 체포했다. 경찰은 "용의자는 36세 남성"이라며 "인종차별적 동기에 의해 자행되는 성직자를 향한 모든 폭력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28일 예루살렘의 시온산 근처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엔 한 남성이 전력으로 달려들어 길을 걷고 있는 수녀의 등을 강하게 밀쳐 넘어뜨리는 장면이 담겼다. 유대교 남성 의례복인 치치트를 착용한 이 남성은 수녀가 쓰러지자 현장을 벗어나는 듯하더니, 다시 돌아와 발길질하는 등 폭력을 이어갔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말리자 행인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피해자는 예루살렘 소재 프랑스 성서·고고학 연구소의 연구원이며, 48세 수녀다. 수녀는 얼굴 등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영상 속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을 추적 끝에 검거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인종차별적 폭행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재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우려가 쏟아졌다. 히브리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와 그 상징물을 향해 고조되는 적대적이고 우려스러운 양상의 일부"라며 "우리는 이번 폭력을 예루살렘의 기본 가치인 종교적 다원주의와 개방적인 대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전날 엑스(X)를 통해 이번 사건을 "수치스러운 행위"로 규정하며 "이스라엘의 건국 이념인 존중, 공존, 종교의 자유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선 극단적 성향의 유대교도들이 기독교 성직자 등을 노린 차별 및 폭력행위가 적잖이 벌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종교 자유 데이터 센터(RFDC)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기독교 성직자 등 대상 침 뱉기는 181건, 최루액 살포·물리적 타격·돌팔매 등 직접적 폭력은 60건에 달했다. 올해도 3월까지 예루살렘 구시가지 인근에서 33건의 유사 사례가 보고됐다.

이 밖에도 교회와 기독교 공동묘지 훼손 행위는 52건이 접수됐다. 올해 3월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대표적 기독교인 마을인 타이베에서 유대인 정착민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방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가 큰 망치로 예수상을 파괴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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