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佛 라팔 전투기 100대 구매키로…실현은 '물음표'


향후 10년 라팔, 드론, 방공 시스템 등 포함
젤렌스키, 측근 '에너지 스캔들' 대두
마크롱, 연금 개혁 중단으로 정치적 위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방공 능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 100대를 구매한다는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의 대금 지급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우크라이나가 방공 능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의 대금 지급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빌라쿠블레 공군기지에서 전투기와 드론, 방공 시스템 등을 구매한다는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협정에 따라 향후 10년간 프랑스 방산업체 다쏘가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 라팔 100대와 무기 체계를 도입한다. 우크라이나가 라팔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 다쏘의 미라주2000 전투기를 인도받았다. 미라주2000 전투기는 4세대로, 4.5세대인 라팔 전투기보다 앞서 개발됐다.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방어력 강화에 필요한 드론, 드론 요격기, 유도 폭탄 등을 확보하기 위한 현지 공동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프랑스가 개발 중인 대공방어 시스템 'SAMP-T도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장비들이 향후 3년 안에 우크라이나에 배치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팔 전투기의 첫 인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AP 통신은 프랑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라팔 조종사를 훈련하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항공부대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라주2000 전투기로 연습 비행을 해 본 조종사들은 라팔 전투기 조종법을 배우는 데 1년을 허비하지 않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 다쏘의 미라주2000 전투기를 인도받은 바 있다. 미라주2000 전투기는 4세대로, 4.5세대인 라팔 전투기보다 앞서 개발됐다. 사진은 다쏘가 개발한 라팔 F4 전투기. /다쏘

다만 이번 서명은 확정된 구매 계약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실)은 "구매 계약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약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의향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사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목적이었지만, EU가 아직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결국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자산을 유럽 방위 패키지와 미국산 방공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모두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측근과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연루된 에너지 국영기업 부패 사건이 불거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은 국영 원자력 기업 '에네르고아톰' 관련 1억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스비틀라나 흐린추크 에너지부 장관과 직전 에너지부 장관인 게르만 갈루셴코 현 법무장관을 수사 대상으로 올렸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코미디언 시절 동업자인 영화·미디어 프로듀서 티무르 민디치가 비리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역점 사업이었던 연금 개혁이 중단돼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2023년 9월 시행된 연금 개혁을 차기 대선 후인 2028년 1월까지 유예하는 일시 중단안을 지난 12일 가결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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