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무슬림'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파격 진보' 등장


6월 美 민주 예비선거서 주지사 출신 쿠오모에 승리
임대 보육료 등 생활비 지원 공약

34세 진보 정치인이자 남아시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주의회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전 뉴욕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를 꺾고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사진은 지난 3일 맘다니 후보가 미국 뉴욕 퀸즈 보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34세 진보 정치인이자 남아시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주의회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맘다니 후보는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자 지난 1913년 존 퍼로이 미첼 시장 이후 최연소 시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날 투표 종료 후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개표 초반인 미 동부시간 오후 9시 37분 AP통신이 맘다니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맘다니 후보는 직후 "이번 승리는 이민자, 청년, 서민 모두의 승리"라며 "뉴욕이 다시 일할 수 있고,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보도가 나온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엑스·옛 트위터)에 "다음이자 마지막 역은 시청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녹음된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개표율 89%를 기준으로 맘다니 후보는 득표율 50.4%를 기록했다. 2위인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의 41.6%와는 88%포인트(P) 차이다. 3위인 커티스 슬리와 공화당 후보는 7.2%를 기록했다.

무명에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뉴욕주지사를 역임한 쿠오모 후보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쿠오모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산주의자 후보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첫 고향인 이 도시에 최소한의 연방자금만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치러진 뉴욕시장,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AP.뉴시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좌파 성향의 맘다니 후보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시에 임대료 동결, 공영 주택, 무료 버스, 공공 아동 의료, 시영 식료품점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재원은 부유층 증세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급진적 공약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 등 일부 정치인에게는 환영받았으나 민주당 중도층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맘다니 열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당신이 쿠오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않든 선택지는 없다. 그에게 투표하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표심을 모아야만 맘다니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후보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첫 고향인 이 도시에 최소한의 연방자금만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갈등을 예고했다.

이날 치러진 뉴욕시장,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해 트럼프 대통령은 타격을 입게 됐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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