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점 만점에 12점"…中 희토류 풀고 美 펜타닐 관세 인하(종합)


관세 유예 조치로 무역 갈등 봉합
시진핑 "대화가 대립보다 낫다"
엔비디아 칩· 대만 문제 등 논의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휴전에 들어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30일 오후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는 모습. /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미국은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풀었다.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재개도 결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을 끝으로 1박 2일간의 국빈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며 귀국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이번 회담을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만남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12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이었으나, 무역 갈등으로 인해 최근 이를 통제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일 미국에 대항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조치에 따르면 중국산 희토류를 함유한 제품을 수출하려는 모든 기업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는 모두 해결됐고, 그건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이는 1년 동안 유효하며 매년 재협상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도 공식적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받는 것이 있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중 "두 국가는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지지 말고 대국적 관점에서 협력이 주는 장기적 이익에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그 말대로 성과를 얻은 것이다.

미국은 펜타닐이 원인이 돼 중국에 부과한 관세 20%를 10%로 인하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의 대중국 관세는) 57%였고, 이제 47%가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또한 중국 제품에 부과되는 24%의 상호 관세도 1년 유예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무역 합의에서 115% 관세 중 91%는 취소하고, 24%에 대해선 적용을 다음 달 10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는데, 이를 추가로 유예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측은 미국의 해당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를 적절히 조정할 것이며 양측은 일부 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미국은 중국의 조선·해운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역법 301조 조사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루기로 했다. 중국은 이에 호응해 "미국이 관련 조치를 중단한 후 중국도 이에 따라 조치를 1년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기업 틱톡에 대해 상무부는 "미국은 투자 등 분야에서 적극적인 약속을 했으며, 중국은 미국과 함께 틱톡 관련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30일 오후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대화하는 모습. /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이처럼 양측이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여전히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양국의 가장 민감한 문제로 꼽혔던 대만 문제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도 논의했지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시험 재개를 발표하며 이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대화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 방문 계획을 알리며 "얼마 뒤 시 주석도 플로리다 팜비치나 워싱턴 D.C.로 올 것"이라고 밝혔고, 시 주석도 "대화가 대립보다 낫다. 양국은 모든 직급과 채널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19년 6월 이후 약 6년 만에 만났고, 회담은 11시 7분께부터 1시간 40여 분간 이어졌다.

회담 이후 시 주석은 경주로 향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에 참가하고 다음 달 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전용기에 탑승해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30일 오후 3시(현지시간)께 백악관에 도착한 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열리는 핼러윈 행사에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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