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깨질라…美, 부통령에 국무장관까지 파견


이스라엘-하마스 긴장 상태 지속
트럼프 "하마스, 잔혹한 종식 맞을 것" 경고
NYT "휴전 파기로 외교 신뢰 하락 우려"

지난 10일(현지시간) 체결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1단계 휴전이 흔들리자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이스라엘로 향해 중재에 나섰다.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체결한 가자지구 1단계 휴전이 흔들리자 이를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이스라엘로 향해 중재에 나섰다.

AP 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2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하루 먼저 도착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미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 제독을 만났다.

같은 날 이들과 함께 이스라엘 남부 민군협력센터(CMCC) 개소식에 참가한 밴스 부통령은 휴전에 대해 "예상보다 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위트코프 특사도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고 동조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팔레스타인인 45명이 사망한 사건을 의식한 듯 "이번 방문은 지난 48시간 동안의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공습 당시 자국 군인 2명이 하마스에 의해 사망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밴스 부통령은 1단계 휴전안 합의 내용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 시신 반환과 무장 해제 일정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면서도 "일주일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명확한 시한을 정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날 2명의 인질 시신을 추가로 인도하며 28구 가운데 15구를 송환한 상태다.

밴스 부통령의 모호한 발언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은 2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예방할 예정이다. 사진은 네타냐후 총리. /AP.뉴시스

밴스 부통령은 2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23일 이스라엘에 도착할 예정이다. 명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측에 합의 준수를 요청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하마스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희망이 여전히 있다"면서도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배하는 행동을 이어갈 경우 "신속하고, 맹렬하며, 잔혹한 방식으로 종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중동과 주변 지역의 수많은 위대한 동맹국들이 분명하고 강력하게 매우 열정적으로 알려왔다"며 "(동맹국들은) 하마스가 계속해서 악행을 저지르며 우리와의 합의를 위반할 경우, 내 요청에 따라 가자지구로 대규모 병력을 보내 '하마스를 바로잡을' 기회를 기꺼이 환영하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는 데에는 외교적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NYT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일부 인사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지원하는 평화 협정을 파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로 인한 평화 중재 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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