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일본의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가 담긴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7일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일본 공영 NHK 방송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총리로 재임 중이던 199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시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성명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에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표현과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사과가 담겼다.

성명의 정식 명칭은 '전후 50주년의 종전기념일을 맞아'로, 이는 내각 회의 결정을 거친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이다.

그는 당시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식민 지배를 '침략'으로 언급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친필 서명의 사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총리 담화는 10년 주기로 발표됐다. 2005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 '고이즈미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 '과거형' 사과를 했다. 그는 당시 "일본은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10일 '전후 80년 소감'을 발표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의 경우는 내각 회의가 아닌 개인 명의의 메시지였다.

한편,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24년 오이타시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 졸업 후 현청 직원 노조에서 노동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사회당 총재 시절이던 1994년 자민당·사회당·신당아키가케 연립 정권을 대표해 제81대 총리로 취임했고, 1996년까지 재임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2000년 정계 은퇴 후 자택에서 여생을 보냈고, 지난해에는 "100세라는 실감은 없지만,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루하루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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