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인질·복역수 석방…무장 해제는 '물음표'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이행
트럼프 "내 최대 업적 될 수도"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 철군 과제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라 13일 (현지시간) 인질 20명과 수감자 약 2000명을 석방했다. 사진은 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 시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 /텔아비브=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라 13일 (현지시간) 인질과 수감자를 석방했다. 전쟁 2년 만의 진전이지만 평화 구상 2단계 협상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AP 통신·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오전 8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2시)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중 7명을 먼저 석방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질을 인계했고, ICRC는 이들을 이스라엘 방위군(IDF) 점령지까지 이송해 송환했다. 인질들은 이스라엘 남부 레임 기지에 도착해 가족과 상봉했다.

하마스는 이어 오전 11시께 13명을 추가로 ICRC에 인계하며 이스라엘 생존 인질을 모두 석방했다. 이에 맞춰 이스라엘도 종신형을 선고받은 250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6명을 태운 버스를 교도소에서 출발시키는 등 석방을 시작했다.

이번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가자지구 협정에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리는 가자 평화회의 참석을 위해 전용기로 이동하며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가자지구 평화 합의는 내가 관여한 일 중 가장 큰 성취가 될 수도 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평화회의에 대해 "참석 국가의 폭넓은 구성은 나의 평화 구상을 중심으로 세계가 단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질 석방에 맞춰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오늘은 위대하고 아름다운 날이다.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하마스가 휴전을 준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들(하마스)은 준수할 것"이라고 했고, '전쟁이 끝났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쟁이 끝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의 철군 등이 논의될 가자 평화 구상 2단계 협상에는 어려움이 남아있다. 사진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가자 평화 구상 2단계 협상에는 어려움이 남아있다. 이날 가자 평화회의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포함한 20여 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불참을 결정했다.

이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 평화 구상 2단계 사항을 수용하기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무장 해제와 통치 배제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전날 하마스와 가자지구의 유력 가문인 두그무시 무장 조직의 교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하마스 보안군 8명, 두그무스 가문 조직원 19명이 사망했다"며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가장 치열한 내부 충돌"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는 최근 대원 7000명에 대한 소집령을 내리는 등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섰다.

이스라엘 또한 철군을 쉽게 철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일 "우리 앞에는 여전히 중요한 안보 문제가 남아 있다. 일부 적들은 우리를 다시 공격하기 위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며 군사 작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휴전 협정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포괄적 합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알사니 총리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기 위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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