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국경절 축하 성명 발표…미중 정상회담 포석?


트럼프 "회담서 중국의 美 대두 수입 논의"
경주 APEC 회의 계기 정상회담 전망
中 대사 "美,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하라"

미중 정상회담이 이달 말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논의될 의제에도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소통에 나서면서,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도 관심이 모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일 베이징 현지시간 9시를 기준으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명의의 건국절 76주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대표해 중국의 10월 1일 국경절을 축하한다"며 미국은 중국 국민에게 앞으로의 한 해 동안 건강과 행복, 번영, 평화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그간 미국 현지시간 기준 9월 30일에 국경절 축하 메시지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10월 3일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명의의 성명이 미중 간 긴장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해와 달리 늦지 않은 올해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상회담에선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구매를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대두 재배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관세로 많은 돈을 벌었고, 그 수익의 작은 일부로 농민을 도울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4주 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고,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대두와 다른 작물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일정인 '4주 후'는 오는 31일에서 다음 달 1일까지 개최되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4주 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고,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AP. 뉴시스

현재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금지한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맘때 미국산 대두 650만t(톤)을 수입 계약했으나, 올해는 구매·선적 물량이 한 건도 없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의 미국 대두 구매량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미국의 전체 대두 수출량도 23%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출량의 52%(126억달러, 약 17조6500억원 규모)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었다. 중국은 미국 대신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FT는 중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미국 중서부 지역의 대두 농가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서부 지역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달 29일 워싱턴 D.C.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개최된 리셉션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양안 관계(중국-대만 관계)에 대해 "이는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직결되며, 잘못 처리할 경우 미중 갈등과 대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그러면서 "미국 측은 반드시 신중을 기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 공보를 준수하며, '대만의 지위 미정'이라는 허위 주장을 유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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