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욕타임스에 21조원 명예훼손 소송 제기


"NYT는 급진 좌파 민주당 사실상 대변인"
'엡스타인 외설 편지 서명' 보도 일주일만
ABC·CBS 방송 및 WSJ 소송 사례 언급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50억달러(약 20조700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50억달러(약 20조700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미국 역사상 최악이고 가장 타락한 신문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150억달러 규모의 명예훼손·비방 소송을 제기하는 큰 영광을 누리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NYT를 겨냥해 "급진 좌파 민주당의 사실상 '대변인'이 됐다"며 "나는 이것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선거 자금 기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지지 선언은 NYT 1면 정중앙에 실렸는데,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NYT는 수십 년간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나)과 우리 가족, 사업, 미국 우선주의 운동,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나라 전체에 대해 거짓말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이러한 장기적인 의도와 학대 행태를 자행해 왔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불법"이라며 "NYT가 나에 대한 거짓말과 비방을 하고 명예훼손하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묵인했다.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소장은 플로리다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됐다. 피고로는 NYT컴퍼니와 소속 기자 수잔 크레이그, 러스 뷰트너, 피터 베이커, 마이클 S. 슈미트 등이 지목됐다.

크레이그와 뷰트너가 지난해 9월 공저로 낸 '럭키 루저:도널드 트럼프는 어떻게 아버지의 재산을 낭비하고 성공의 환상을 만들어냈는가'의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도 피고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85쪽 분량의 소장에서 NYT가 대선 캠페인과 정치적 유산을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되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적이고, 비하적인"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2003년 아동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50번째 생일에 받은 편지의 서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필체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이번 소송은 지난 8일 NYT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외설적 내용이 담긴 편지를 분석해 보도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제기됐다.

당시 NYT는 기사에서 2003년 엡스타인이 받은 편지의 서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필체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가 조작됐다며 부인했고, NYT는 이를 다시 반박하는 등 공방이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장에서 다른 언론사와의 과거 소송 사례도 언급했다.

소장에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ABC 방송과 파라마운트 산하 CBS 방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수백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낸 사례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장에서 지난 7월 '외설 편지' 관련 내용을 먼저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거론했다. 그는 WSJ과 당시 소유주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100억달러(약13조791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WSJ은 "보도의 엄격성과 정확성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어떠한 소송에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hysong@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