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난해 온실가스 농도 사상 최고…"지구, 앞으로 더 더워진다"


WMO, 파리협정 목표 달성 실패 
"의사 결정자들 경종 울려야"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돼 앞으로 수년간 지구는 더 더워질 전망이다. /WMO 누리집 갈무리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돼 앞으로 수년간 지구의 기온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급격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인다고 하더라도 대기 중에 이미 축적된 이산화탄소(CO₂)의 양이 많아서 수십 년간은 현재의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국제연합(UN)이 운영하는 기상 관측 전문 국제기구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이하 WMO)의 연례 온실가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수치는 2023년 신기록을 세웠으며, 지구는 앞으로도 기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O₂는 인간이 경험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대기 중에 축적돼 불과 20년 만에 11.4%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산불로 인한 CO₂ 배출량 증가와 산림의 탄소 흡수 감소가 있었고, 인간과 산업 활동으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CO₂도 증가했다.

지구의 평균 CO₂ 농도는 지난해 420.0ppm, 메탄은 1934ppm, 아산화질소 336.9ppm에 달했다. 이 수치는 산업화 이전(1750년 이전) 수준의 각각 151%, 265%, 125%에 달한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의사 결정자들 사이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2도보다 훨씬 낮게 제한하고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빗나갔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며, 온도 상승은 우리의 삶과 지구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O₂ 배출량의 4분의 1 이상이 바다에 흡수되고, 30%가량이 육지 생태계에 흡수됐다. 이에 따라 CO₂ 배출량의 절반가량이 대기 중에 축적됐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는 한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계속 축적되어 지구 온도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대기 중 CO₂의 수명이 매우 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출량이 순 제로(net zero)로 급속히 감소하더라도 이미 관측된 온도 수준은 수십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구가 마지막으로 이와 비슷한 CO₂ 농도를 경험한 시기는 300만~500만년 전으로 당시 기온은 지금보다 2~3도 더 높았고, 해수면은 지금보다 10~20m 더 높았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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